KCGI 강성부 대표 "'조현아 연합' 표현 섭섭해"..조원태 회장 경영 강력비판

최태원 기자 승인 2020.02.20 11:38 의견 0
한진그룹 (자료=한진칼)

[한국정경신문=최태원 기자] 한진그룹 총수 일가를 제외하고 한진칼의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한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한진그룹의 경영 정상화를 재차 강조했다.

강성부 KCGI 대표는 20일 여의도 한 호텔에서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를 열어 "경영인이 경영만 잘하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KCGI 활동이 사적인 영역으로 들어가 집안 내 싸움으로 변질되는 모습으로 많이 비치는데 우리가 제시하는 회사의 장기적 미래와 비전에 대한 부분을 비중있게 봐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조원태 회장의 경영 기간을 비롯해 한진그룹의 총체적 경영 실패를 지적했다.

강 대표는 "주주연합은 회사의 발전과 효율 경영으로 가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 화두를 던지는 역할"이라며 "언론 등에서 '조현아 연합'이라고 하는데 최대 주주인 KCGI가 자꾸 뒤로 빠지고 조현아 씨가 앞으로 나오는 부분에 약간 섭섭하다"고 밝혔다. 이어 "'주주연합'으로 불러달라"고 주문했다.

조원태 회장에 대해서는 강도높은 비판의 입장을 나타냈다. 강 대표는 "미국의 델타항공이 들어오고 나서 더 기고만장해졌다"며 "조 회장이 'KCGI는 대주주일 뿐'이라고 말하는 등 주주들과 소통이 매우 부족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우리가 요구한 것들을 커닝하듯 베껴서 내놓고 자기들 공인 양 호도하는 걸 보면서 실망했다"며 "갑자기 열심히 한다고 말하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진그룹 경영 문제에 대해서는 "전문경영인과 소유경영인의 싸움으로 볼 수 있는데 서양은 대부분의 기업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채택함에도 국내에서는 재벌기업 대부분이 소유경영 체제를 채택해 거부감이 많다"며 전문경영인 체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KCGI가 '투기자본' 혹은 '먹튀'라는 비판을 받는 것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이를 극복하려 많은 애를 썼지만 이렇게 계속 불리는 것이 아쉽다"며 "가장 큰 차이는 주요 펀드의 만기가 10년이 넘는 등 '타임 호라이즌(참여 기간)'이 굉장히 길고 장기투자로 기업 체질을 개선해 기업가치가 올라간 부분에 대해 정당한 이익을 얻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CGI는 지난 2018년 11월 한진칼 지분을 취득해 한진그룹 2대 주주에 올랐다. 이후 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내걸고 총수 일가를 강하게 압박해 왔다. 이어 지난달 말부터는 조원태 회장에 반기를 든 누나 조현아 전 부사장과 또 다른 주주 반도건설과 손잡고 '반 조원태' 연합 세력을 구축했다.

강성부 대표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기업 지배구조 관련 보고서를 여러 차례 내는 등 국내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LK투자파트너스 대표를 거쳐 지난 2018년 7월 KCGI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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