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공중분해 수순, 비례대표 13명중 9명 제명..지역구 4명도 탈당 예정

최태원 기자 승인 2020.02.18 13:57 | 최종 수정 2020.02.18 13:58 의견 0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자료=한국정경신문DB)

[한국정경신문=최태원 기자] 바른미래당이 공중분해 수순에 돌입했다.

바른미래당은 18일 오전에 열린 의원총회를 통해 비례대표 13명 중 9명의 제명이 이루어졌다. 지역구 의원 4명도 곧 탈당을 앞두고 있다. 이로써 지난 2018년 2월 출범 당시 30명이었던 의원수는 2년만에 8석으로 줄어들었다. 지역구 의원 4명까지 탈당하면 4석까지 줄어든다.

남아있는 4명의 의원들은 박선숙·박주현·장정숙·채이배 의원이다. 하지만 박주현·장정숙 의원은 각각 민주평화당과 대안신당에서 활동하고 있다. 여기에 박선숙 의원은 당 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채이배 의원은 손 대표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며 정책위의장직을 스스로 내려놓았다. 더 이상 정상적인 당 활동이 가능한 의원이 없는 셈이다.

현재로선 바른미래당은 손학규 대표만 남아 당을 홀로 지키는 모양새가 됐다.    

바른미래당의 붕괴는 예상된 수순이었다. 지난 2019년 4·13 재보궐 선거에서의 참패로 '손학규 책임론'이 불거져 당은 당권파와 비당권파로 갈려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내분 수습을 위해 출범한 혁신위원회는 10일만에 유야무야됐고 비당권파 최고위원들이 회의 참석을 거부해 당 최고위원회도 무력화됐다.

유승민계와 안철수계 의원들은 지난해 9월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을 만들어 독자 행동에 나섰다. 추후 유승민계 의원들은 탈당해 지난 1월 새로운보수당을 창당하기에 이르렀다.

안철수계 의원들은 새로운보수당 창당 당시에는 당에 잔류했다. 하지만 지난 1월 안철수 전 의원이 귀국하면서 국민의당(가칭) 창당에 나섰다. 안 전 의원의 탈당은 결국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탈당도 촉발했다. 

손학규 대표는 당내에서의 퇴진 요구에 최고위원·사무총장직 박탈 등으로 거부의 뜻을 명확히 했다. 사실상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셈이다. 

반면 오는 23일 창당을 앞둔 국민의당은 현역 의원 6명이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계 의원 7명 중 김중로 의원은 미래통합당에 입당할 예정이다.

다만 논란의 불씨는 남아있다. 이날 제명 결정이 윤리위원회의 심사없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 당헌·당규 상 국회의원인 당원의 제명은 윤리위원회가 징계를 심사·의결·확정한 후 의원총회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일단 국회 사무처는 국회법상 비교섭단체 소속 의원의 당적 변경은 '보고' 사항이며 해석의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손학규 대표 측은 윤리위를 거치지 않은 의총 의결은 무효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황한웅 사무총장 등은 이날 오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해 '윤리위의 제명' 의결이 필수 불가결한 것인지에 대해 대면 질의하고 답변을 요구했다.

만약 손 대표가 법적으로 문제를 제기한다면 당을 옮긴 의원들은 이른바 '이중당적'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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