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라면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지난해 K라면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올해 국내 라면 제조사들의 해외시장 확장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K푸드 잠정수출액은 전년대비 6.1% 증가한 130억3000만 달러(한화 약 18조99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라면은 수출액 1위 품목으로, 전년대비 31.1% 늘어난 12억5000만 달러(한화 약 1조8224억원)를 수출했다.
라면은 미국에서만 텍사스의 대형 유통매장 입점에 성공하면서 수출이 70.3% 늘었다. 중국과 네덜란드로의 수출도 각각 20.9%, 50.1% 증가했다.
이러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올해 라면 제조사들의 실적도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은 불닭볶음면을 수출하는 삼양식품이 북미 중심으로 수출이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류은애 KB증권 연구원은 “삼양식품의 2024년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을 4515억원, 영업이익 858억원으로 전망하고 영업이익 기준 컨센서스를 4.0%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미 일부 유통 채널에서는 현재 삼양식품 제품이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삼양식품 중국 공장 건설로 밀양1공장을 북미와 유럽 수출물량 생산으로 돌리면 올해 5월 완공 예정인 밀양2공장과 함께 수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삼양식품은 수출 규모를 뒷받침하고자 지난해 상반기 밀양2공장 생산라인을 기존 5개에서 6개 라인으로 증설한다고 발표했다. 제반 비용도 1643억원에서 1838억원으로 증가했다. 밀양2공장까지 완공되면 삼양식품의 연간 최대 라면 생산량은 기존 18억개에서 25억개로 증가한다.
농심도 지난해 4분기부터 해외법인 성장세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해 10~11월 국내외 라면이 전년대비 물량 성장 흐름을 보이고 있어 지난해 연간 수출액은 전년대비 31.1% 증가한 4200억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농심은 올해 해외 수출 비중을 지난해 40%에서 올해 44%까지 확대한다. 지난해 입점한 월마트에서 메인 매대로 옮기면서 홍보효과로만 10%대 성장세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수출이 동남아 및 유럽 수요 증가로 견조한 가운데 북미 법인은 4분기~내년 유의미한 성장이 전망된다”며 “농심의 글로벌 확장성은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중남미로의 커버리지 확대 및 신제품 신라면 툼바 등 라인업 확장 효과까지 감안하면 내년 매출액은 전년대비 17.6%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양 사는 올해 해외진출 확장과 더불어 수출품목 카테고리를 넓히는데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현재 가장 잘하는 것을 더 잘하도록 집중해 어떤 경쟁자도 따라올 수 없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며 “2025년에는 생산량 증대, 해외 공장 진출, 생산 현지화 실현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와 제품생산 역량을 지금보다 강력히 내재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의 일환으로 R&D, 제품 개발, 생산, 마케팅, 콘텐츠, 물류 등 전체 벨류체인에 걸쳐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통합적 확장을 시도하고 라면 외 소스, 스낵, 간편식, 음료 등 주력 포트폴리오 상품군을 확장할 계획이다.
농심은 글로벌 성장 가속화를 위해 올해 상반기 부산에 수출전용공장 착공에 돌입한다. 해당 공장은 2026년 하반기 본격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완공 시 농심의 연간 수출용 라면 생산량은 기존의 부산공장과 합쳐 연간 10억개로 현재보다 2배 증가하게 된다.
K컬처 열풍을 타고 농심 스낵도 수출량이 늘어나고 있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과자류 수출액은 전년동기보다 16.5% 증가해 약 1조원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이 가운데 농심 스낵 수출액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전년동기대비 11.16% 늘어난 226억원으로 나타났다.
강형석 농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올해 국내외 통상환경에 불확실성이 존재하나 한류 콘텐츠 인기와 K-푸드의 인기 등을 기회로 활용해 수출 확대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