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저주' 현실화하나..'아시아나항공 인수' 현대산업개발, 연일 최저가 경신

장원주 기자 승인 2019.12.04 15:37 | 최종 수정 2019.12.04 15:47 의견 2
HDC현대산업개발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아시아나항공을 품에 안은 HDC현대산업개발 주가가 연일 곤두박질 치고 있다. 재계에서 잇달아 재현됐던 '승자의 저주'를 현대산업개발이 피해가지 못할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HDC현대산업개발 주가는 전일 대비 0.18%포인트 내린 2만71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4거래일 연속 하락세여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인한 재무적 불확실성이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과 기관 순매도에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 29일부터 4거래일 연속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이로 인해 경쟁에서는 이겼지만 승리를 위해 과도한 비용을 치름으로써 오히려 위험에 빠지게 되거나 커다란 후유증을 겪는 상황을 일컫는 '승자의 저주'가 회자된다.

승자에게 내려진 저주라는 뜻으로 ‘승자의 재앙’이라고도 한다. M&A 또는 법원 경매 등의 공개입찰 때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하였지만 이를 위하여 지나치게 많은 비용을 지불함으로써 위험에 빠지는 상황을 가리키는 말이다.

입찰 경쟁에 몰두한 나머지 적정한 가치를 웃도는 대가를 치르고 낙찰을 받는 사례는 경매시장뿐 아니라 기업의 M&A 과정에서도 발생한다. M&A 경쟁이 치열할 때 인수 희망 기업은 매물로 나온 기업의 성장잠재력이 인수자금을 능가할 만큼 충분하다고 생각하면 지나치게 비싼 값을 치르고서라도 대상 기업을 인수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때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빌린 돈의 이자를 부담할 수 없는 상황에 빠져 모기업의 현금 흐름마저 이를 감당할 수 없게 되면 기업 전체가 휘청거리는 재앙을 만날 수 있고, 또 입찰가격이 예상했던 인수대상 기업의 가치를 초과하면 손해를 보게 된다. 인수한 기업의 주가급락 등 각종 예기치 못한 상황 변화로 위험에 빠지는 경우도 ‘승자의 저주’에 해당된다.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던 지난달 12일부터 이날까지 기관은 77만6543주, 외국인은 35만7399주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은 113만5855주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동안 HDC현대산업개발 주가는 12.54% 감소했다.

앞서 일부 증권사들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조정했다.

DB금융투자는 HDC산업개발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3만8000원에서 3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투자의견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변경했다. 국내 증권가에서 중립 의견은 사실상 매도 의견으로 받아들여진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목표주가 3만7000원,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목표주가를 기존 4만6000원에서 4만원으로 하향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