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 채널 철수 삼성화재 '파장'..손보업계 "25% 규정 준수는 일단 가능"

삼성화재, 방카슈랑스 신규 영업 중단..철수 수순
손보업계, 저축성보험 위주 방카..수익성 적어
다수 손보사 여전히 채널 유지..25%룰 준수 문제 없지만 확대 목소리 커져

우용하 기자 승인 2024.04.08 10:42 의견 0

[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삼성화재가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신규 영업을 중단했다. 손해보험업계는 삼성화재가 철수에도 불구 방카슈랑스 '25% 규정' 준수는 일단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화재 본사 (자료=삼성화재)

8일 삼성화재는 현재 판매 중인 상품을 제외한 방카슈랑스 신규 영업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20% 이상 판매를 감소한 데 이어 신규 영업 중단을 결정해 사실상 철수 수순에 들어갔다. 삼성화재의 방카슈랑스 철수는 처음 출범한 지난 2003년 이후 21년 만이다.

방카슈랑스는 은행과 보험사가 업무 제휴 협정으로 은행 창구에서 직접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영업이다. 이 제도는 2003년 보험 구입 편리성과 모집 효율성 제고를 통한 소비자 편익 향상을 목적으로 시장에 도입됐다.

삼성화재에 앞서 메리츠화재와 흥국화재도 방카슈랑스에서 철수했다. 채널을 통한 수입보험료 감소와 보험계약마진(CSM) 확보가 어려운 점이 손보사의 주요 철수 배경으로 분석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손보사의 방카슈랑스 채널 수입보험료는 5조3001억원으로 2018년(6조2993억원)과 비교해 약 15% 감소했다. 판매 비중은 같은 기간 2.3%에서 2.1%로 줄었다.

또한 방카슈랑스 채널은 저축성보험이 판매의 70% 이상을 담당하지만 손보사들은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도입된 새 국제회계제도(IFRS17)가 저축성보험을 부채로 간주하며 손보사들은 실적 측면에서 비용으로 인식되는 저축성보험보다 보장성보험을 판매하는 것이 CSM 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삼성화재 역시 은행에 수수료를 지급하면서까지 저축성보험을 판매하는 이점이 적다고 판단해 철수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삼성화재의 철수 결정으로 방카슈랑스 ‘25% 규정’ 준수가 불가능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이어졌다.

방카슈랑스에는 통칭 ‘25% 규정’이라는 규제 조항이 있다. 25% 규정에 따르면 독과점이나 은행 계열 보험사 밀어주기를 방지하기 위해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상품 판매 시 특정 보험사의 비중을 25% 초과할 수 없다.

업계 선두인 삼성화재가 철수하며 상품 공급의 공백이 발생하고 다른 대형 손보사도 잇따라 이탈할 수 있다는 전망이 뒤따르자 손해보험 상품의 25% 규정 준수가 더 힘들어 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손보업계 관계자들은 일부 회사가 이탈해도 25% 규정 준수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방카슈랑스 채널을 유지 중인 손보사 관계자는 “실제 방카슈랑스를 통해 보험을 판매하는 손해보험사가 여전히 다수 존재하기에 25% 규정이 지켜지는 것은 걱정만큼 어렵진 않아 보인다”며 “방카슈랑스를 통한 판매 비율이 줄어드는 것은 신사업 판매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화재가 업계 선두인 만큼 점유율이 높긴 했지만 철수한다고 해도 규정은 충분히 지킬 수 있다”며 “향후 관련 문제가 가시적으로 나타난다면 비율 완화 등의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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