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은행권이 내부통제 강화 대책을 꾸준히 내놓고 있지만 사기나 내부 직원 일탈로 인한 금융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올해에만 13건의 금융사고를 공시했으며 피해 금액은 857억9900만원에 달한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이 5건, 488억45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국민은행(4건·110억9800만원), 농협은행(2건·221억5100만원), 신한은행(2건·37억500만원) 순이었다. 우리은행은 올해 사고 공시가 없었다.
단일 사고 중 최대 규모는 하나은행에서 발생한 305억원 규모의 외부인 사기 사건이다. 차주사가 제출한 계약금·중도금 이체확인증이 허위로 확인됐다. 농협은행에서도 대출상담사가 다세대 주택 감정가를 부풀려 약 205억원 규모의 주택담보대출을 일으킨 사고가 있었다.
내부 직원 비리도 잇따랐다. 하나은행에서는 직원이 허위 서류를 받고 거래처에 약 75억원의 대출을 부당하게 실행했으며 국민은행에서는 올해 직원 연관 배임 사고가 2건 발생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수출입 업무 담당 직원이 거래 업체 명의를 도용해 3년간 17억원을 횡령한 사례도 있었다.
5대 은행의 금융사고는 지난해부터 급증하는 추세다. 2020년 51건에서 2023년 36건까지 줄었다가 지난해 86건으로 급증했다. 피해 금액도 2023년 약 51억원에서 지난해 177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는 아직 5월이지만 이미 지난해 피해액의 절반을 넘어선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내부통제가 강화되면서 과거 취급됐던 부적절한 대출들이 추가로 적발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각 은행들은 AI 기술을 활용한 이상 거래 탐지 시스템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고위험 부문 전담인원을 신설하고 올해 중 AI 모형을 개발해 이상징후 탐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내부통제 체계를 고도화했다. 하나은행은 검사시스템 AI 모형 개선과 테마 검사 확대를 추진 중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1월 내부통제전문역 37명을 영업본부에 배치했고, 2월부터는 이상 징후 검사 시스템을 도입했다. 농협은행도 ‘자점감사 모니터링반’을 신설해 고위험 거래 사후 점검 체계를 구축하는 등 내부통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