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화폐, 결제시장서 자취 감춰..작년 4분기 이용액 400만원

윤성균 기자 승인 2024.03.26 11:29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2000년대 초반 혁신적인 차세대 금융결제 수단으로 주목 받았던 ‘전자화폐’가 시장에서 사실상 자취를 감춘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은행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자화폐 이용 금액은 400만원, 이용 건수는 4000건에 그쳤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래 최저치다.

26일 한국은행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자화폐 이용 금액은 400만원, 이용 건수는 4000건에 그쳤다. (자료=연합뉴스)

전자화폐 발급 잔액도 지난해 4분기 31억3000만원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신규 발급은 이뤄지지 않고 과거 발급분이 소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자화폐는 IC카드 또는 네트워크에 연결된 컴퓨터에 은행예금이나 돈 등이 전자적 방법으로 저장된 것으로 현금을 대체하는 전자 지급 수단이다.

금융결제원이 지난 2000년 7월 시중은행, 카드사들과 공동으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한국형 전자화폐 ‘케이(K) 캐시’가 대표적인 서비스다.

부산을 거점으로 한 전자화폐 ‘마이비’는 2000년 9월에, 하나은행과 카드사들이 제휴한 ‘비자캐시’는 2001년 5월에 연달아 출시됐다.

전자화폐 분기별 이용 금액은 출시 초기인 2003년 4분기 347억7600만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지속 감소했다. 특히 2010년 4분기를 기점으로 가파르게 줄었다.

분기별 발급 잔액의 경우도 2011년 1분기 127억2700만원 이후 감소세를 이어왔다.

전자화폐 이용율의 감소는 기술 발달에 따른 결제 수단의 변화 때문이다. 현금이 체크카드와 신용카드로, 다시 모바일 결제로 점차 대체되는 동안 전자화폐가 시장에 뿌리내리지 못한 채 사라지게 된 것이다.

한은은 전날 배포한 ‘2023년 중 국내 지급결제 동향’ 자료에서 모바일 기기 등을 이용한 결제 규모(10.8%)가 실물 카드를 이용한 결제 규모(1.9%)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모바일기기 등을 이용한 결제 비중은 2019년 38.6%에서 2020년 44.1%, 2021년 47.1%, 2022년 48.4%, 2023년 50.5%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전자화폐에 대해 “일부 소비군에서 교통카드 정도로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며 “기술 발달로 소용이 크지 않게 된 만큼 추후 통계 작성에서 아예 제외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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