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영의 현장 톡톡] “붓질에 담긴 진심”..교촌에프앤비, 프리미엄 치맥바 도전

김제영 기자 승인 2023.06.07 15:27 의견 0
교촌필방은 붓을 당겨 문을 열어야 한다. (사진=김제영 기자)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거친 붓질이 인상적인 외관, 커다란 붓을 당겨 문이 스르륵 열리면 다양한 모양의 붓이 가득한 공간이 펼쳐진다. 양쪽으로 마련된 문을 통해 홀로 들어가 보니 입구와 유사한 모양의 대형 붓 오브제가 중앙에서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긴다. 교촌의 상징적인 조리방식인 ‘붓질’ 철학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공간이다.

7일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에 자리 잡은 플래그십 스토어 ‘교촌필방’에 방문해 새로워진 교촌을 만났다. 교촌필방은 교촌의 조리방식인 ‘붓질’을 모티브로 만든 120평 규모의 스피크이지 치맥 바 스타일 직영 매장이다. 스피크이지(Speakeasy)는 숨겨진 공간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교촌필방에는 간판이 없고, 출입구에 놓인 붓을 당겨 숨은 출입구를 찾아 들어와야 한다.

붓 오브제 (사진=김제영 기자)

숨은 입구로 들어서면 붓이 가득 채워진 공간이 열린다. 홀로 들어가기 전 공간을 분리하고, 공간의 양측에 숨겨진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하는 색다른 재미를 더했다. 홀 공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대형 붓 오브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무형문화재 박경수 장인이 제작한 이 자개 붓은 공간 예술적인 요소뿐 아니라 교촌의 ‘붓질’ 철학에 대한 인상을 강하게 남긴다.

이외에도 교촌의 상징성이 매장 구석구석 반영됐다. 교촌의 주요 소스 원재료(꿀·간장·마늘·오향 등)을 유리병에 담아 전시한 선반 디스플레이와 교촌의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브루잉의 맥주병을 재활용한 미디어월로 장식된 크리에이터 라운지 ‘DJ 존(zone)’, 안쪽으로는 프리미엄 공간에서 다양한 종류의 치킨을 즐길 수 있는 ‘치마카세’ 공간도 마련됐다.

교촌필방 내부 (사진=김제영 기자)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필방은 붓을 만들어 파는 가게라는 의미로, 예부터 시대의 문화예술을 선도하고 좋은 재료를 발굴하고 연구하던 공간”이라며 “이는 교촌의 제품철학과 일맥상통한다. 좋은 재료로 만든 소스를 정성 깃든 붓질로 도포해 고유한 맛을 완성하겠다는 포부와 새로운 식문화를 제안하겠다는 창업주 권원강 회장의 경영철학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공간만큼이나 신메뉴도 색다르다. 기존의 교촌 시그니처 메뉴(간장·허니·레드·블랙시크릿)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플래터도 있지만, 필방에서만 맛볼 수 있는 새로운 메뉴가 침샘을 자극한다. 대표 메뉴로 ‘필방 스페셜 치킨’과 ‘본초치킨’, ‘필방 궁보치킨’ 등을 맛봤다.

(왼쪽에서부터) 교촌필방 대표 메뉴인 필방 스페셜 치킨과 본초치킨, 궁보치킨, 시그니처 플래터 (자료=교촌에프앤비)

필방 스페셜 치킨은 교촌의 수제맥주로 마리네이드해 부드러운 식감이 인상적이다. 먹물을 머금은 듯 검은 튀김옷과 같이 제공되는 크림&사워소스의 조합이 시각적인 재미를 더한다. 본초 치킨은 허브와 타바스코가 만나 새콤한 맛이 특징인 치킨 윙 메뉴다. 궁보치킨은 닭가슴살과 채소, 캐슈넛을 더한 사천식 닭볶음요리로 느끼한 튀김 사이에서 별미로 느껴졌다.

가격대는 대표 치킨 메뉴 3종이 2만6000원, 시그니처 메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플래터 4종이 3만9000원으로, 기존의 교촌치킨보다 높이 형성됐다. 다만 배달이 아닌 매장에서 즐긴다는 점을 감안하면, 배달비를 포함한 이후 가격과 유사한 수준이다. 가격대는 각 메뉴의 원가와 근처 상권, 동종업계의 가격 수준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책정했다는 설명이다.

교촌필방은 교촌의 고객과의 밀접한 소통을 통해 새로운 메뉴 개발 및 서비스와 차별화 콘셉트 등에 도전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기존과 다른 콘셉트의 공간 요소를 통해 고객을 이끌고, 치킨에 대한 진정성을 담은 상징적인 매장으로 활성화한다는 포부다. 특히 이태원이라는 입지를 살려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교촌을 알릴 계획이다.

진상범 교촌에프앤비 직영사업본부 부문장 (사진=김제영 기자)

교촌필방은 올해 1호점을 시작으로 향후 고객 반응 및 매출 추이 등을 분석해 이르면 내년 상반기 2~3호점을 서울에서 오픈할 예정이다. 이번 매장은 홀 전문형 사업 모델로 교촌의 직영사업본부가 관할한다. 교촌필방을 통해 긍정적인 반응이 검증된 메뉴나 서비스, 콘셉트 등은 국내 가맹점은 물론 해외 매장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고 한다.

진상범 교촌에프앤비 직영사업본부 부문장은 “강남과 홍대, 성수동 등을 고민하다가 지금과 같은 매장을 구성할 수 있는 대형 평수의 매장으로 이태원을 꼽았다. 이태원 상권인 만큼 외국인 방문객의 반응도 살필 것”이라며 “교촌 안의 작은 브랜드로서 고객과 소통하고, 메뉴와 인테리어, 운영 방식 등을 통해 치킨에 대한 교촌의 진심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