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미국 아동 노동 문제로 곤혹..앨라배마 노동부, “누가 고용했는지 판단중”

하재인 기자 승인 2023.04.28 15:59 의견 0
현대차 그룹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가 미국 내 미성년자 노동 문제로 조사를 받고 있다. 사진은 미국 앨라배마주 현대글로비스 건물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하재인 기자] 현대자동차 그룹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가 미국 내 아동 노동 문제로 조사를 받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연방정부와 주정부 조사관들이 작년 11월22일 앨라배마주 소재 현대글로비스 협력사 창고에 대한 기습 점검을 실시했다고 현지시간 27일 전했다.

감독관들이 금속 주물을 쌓고 있는 소년의 신원을 확인한 결과 18살이라는 대답과 달리 16살이었다. 인사파일의 신분증도 다른 사람의 사진과 정보를 도용하고 위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앨라배마주 노동부 2월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지 채용업체 3곳은 해당 소년이 위조문서를 사용해 근무하도록 한 혐의로 벌금 상한액인 5050달러(약 676만원)을 내게 됐다.

앨라배마주 노동부 기록에는 “(해당 조사는) 현대 공급망에서의 미성년자 노동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의 일부)”라고 적혀 있다.

작년 7월에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HMMA) 협력업체의 아동 노동 위반 의혹이 제기되었다. 로이터통신은 노동부가 현대글로비스와 HMMA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고 28일 설명했다.

현대차는 28일 문제가 된 제삼자 채용알선 업체들을 활용한 데 대해 “매우 낙담했다”는 성명을 냈다. 전달 협력사 등 500명을 대상으로 불법 아동노동 예방을 위한 교육 역시 진행했다고 밝혔다.

다만 소년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에 답하지는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현대글로비스는 당국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며 해당 소년은 채용알선 업체에 고용된 것이라고 28일 주장했다. 업무도 소년 연령대에서 허용되는 박스 포장이었다고 덧붙였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해당 인력은 미국 현지 협력사 소속으로 창고 근무 시 나이가 문제 되지 않았다”며 “다만 그 전 구직 과정에서 타인의 신분증을 도용한 문제로 글로비스와 무관한 기업이 벌금을 부과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비스와 모든 협력사는 현지 노동법을 철저히 준수하고 인력 채용과 운영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하버드대 로스쿨 노동·직장생활 프로그램의 테리 걸스타인은 “미국법상 선도기업들이 책임을 회피하고 중개인을 써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채용알선 업체들이 노동법 준수에 있어 현대차와 같은 대기업의 방패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앨라배마 노동부는 누가 해당 소년을 현대글로비스에서 근무하도록 고용했는지 판단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28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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