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총성 없는 특판 전쟁 돌입..‘빅스텝·자금경색’에 예수금 확보 총력

5대 시중은행, 17개 예·적금 특판 이벤트 진행
우리 Magic 적금 등 최고 연 8% 금리 제공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2금융권 손색없어
예수금 확보 비상..연말 금리 경쟁 더욱 격화

윤성균 기자 승인 2022.11.04 11:17 의견 0
4일 네이버파이낸셜에서 제공하는 예·적금 금리정보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총 17개 특판 판매·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은행권으로 뭉칫돈이 몰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특별판매상품(특판)을 속속 내놓으며 본격적인 금리 경쟁에 나서고 있다.

연말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정된 데다가 레고랜드발 사태로 자금 조달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예수금 확보를 위한 은행권 금리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4일 네이버파이낸셜에서 제공하는 예·적금 금리정보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총 17개 특판 판매·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특판은 다른 상품보다 이자를 높게 책정하는 대신 계좌수나 총 상품 한도를 제한해 한시적으로 판매하는 상품이다. 저금리 시대에 자취를 감췄다가 지난해 8월 이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면서 다시 등장했다.

우리은행은 ‘우리 Magic 적금 by 롯데카드’, ‘우리페이 적금’,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 등에 특판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기본금리 연 2.5%인 우리 Magic 적금 by 롯데카드의 경우 10만좌 한도로 우리은행 및 롯데카드 실적에 따라 최대 연 5.5%P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우리페이 적금은 10만좌 한도로 우리은행 및 우리페이 계좌결제서비스 실적에 따라 최고 연 7.0% 금리 제공하고 있다.

예금상품 중에서는 ‘우리 첫 거래 우대 정기예금’이 특판 이벤트를 통해 시중은행 예금 가운데 가장 높은 연 4.8% 금리를 제공한다. 기본 연 3.8% 금리에 스마트뱅킹 가입 등 조건을 충족하면 1%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신한은행은 최근 새 뱅킹앱 ‘뉴 쏠’(New SOL) 출시를 기념해 ‘신한 쏠메이트 적금’과 ‘신한 럭키드로우 적금’을 내놨다.

신한 쏠메이트 적금은 가입 시 초대 코드가 발급되고 지인을 초대할수록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기본 금리 연 1.5%에 우대금리 최대 연 5.5%포인트를 더해 최고 연 7%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신한 럭키드로우 적금은 쏠 이벤트에 응모하고 금리 우대 쿠폰에 당첨된 경우 최대 연 12%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19일 최고 연 6.0% 금리를 주는 ‘KB스타페이적금’을 출시했다. 내년 3월까지 기간 한정으로 기본 금리 연 1.8%에 KB스타뱅킹의 ‘Pay 출첵’으로 최고 연 4.2%를 더해준다.

하나은행에서는 ‘내집마련 더블업 적금’, ‘에너지챌린지 적금’, ‘하나 나눔 적금’, ‘하나의 여행 적금’ 등을 특판으로 가입할 수 있다. 우대금리와 이벤트 특별금리를 더해 최고 연 4.4~5.5% 금리를 제공한다.

최고 연 8%에 달하는 시중은행의 적금 금리는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2금융권의 금리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적금의 평균금리는 3.52% 수준이다. 일부 ‘오픈런’을 일으키는 연 8~10%대 특판 상품을 제외하면 시중은행과 저축은행간 금리 격차가 크지 않다는 의미다.

시중은행들이 아직 본격적인 금리 경쟁에 나선 것도 아니다.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 이후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최소 2번 이상 수신금리 인상에 나선 것과 달리 시중은행들은 단 한 차례 인상에 그쳤다.

하지만 은행권에서는 연말 금리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달 한은의 연속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이 유력한 데다 은행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막히면서 예수금 확보가 더욱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에 돈이 몰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면서도 “연말 예수금을 확보하기 위해 신규 상품을 출시하거나 특판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추가적인 노력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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