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 실적, 빠른 속도로 반등..상장사 53곳,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조승예 기자 승인 2020.11.09 15:22 의견 0
9일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주요 상장사들은 시장 기대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다. (자료=인포맥스)

[한국정경신문=조승예 기자]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주요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0% 가까이 급증하며 시장의 기대치를 웃돌았다. 코로나19 위기 상황 속에서도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상반기 대비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금융정보업체 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6일까지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251개 기업의 영업이익은 총 32조586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지난해 3분기(25조7586억원)보다 26.5% 증가한 수치다. 

실적 호전과는 별개로 상당수 기업들이 기대치를 웃도는 성과를 기록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잠정실적 발표 기업 중 증권사 3곳 이상에서 실적 전망치를 낸 115곳 가운데 65.2%인 75곳의 실적이 평균 전망치를 웃돌았다. 이 가운데 53개사는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10% 넘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8일 기대를 훨씬 웃도는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면서 실적 시즌 첫 테이프를 끊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보다 58.1% 증가한 12조2964억원으로, 시장 전망치인 10조6364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하이투자증권 송명섭 연구원은 "화웨이 제재 및 신규 아이폰 출하 연기 수혜와 더불어 전 부문에 걸친 원가, 비용 절감 노력이 실적 서프라이즈의 원인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마케팅 비용 절감에 따라 IM부문의 영업이익이 전망치를 상회했다"고 분석했다. 

LG화학 역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58.7% 늘어난 9021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냈다. 시장 전망치는 7312억원이었다.

DB금융투자 한승재 연구원은 "저가 원재료 투입, 역내 설비 트러블 및 위생 제품 수요 개선에 따라 수익성이 급등했다"면서 "전지 부문에서도 소형과 자동차 전지 호조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삼성SDI는 컨센서스 2062억원 보다 30% 많은 267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 사업부문에서 고르게 이익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특히 유럽 전기차 판매 증가에 힘입어 중대형 전지 사업이 손익분기점 수준에 도달했다. 

한화투자증권 이순학 연구원은 "테슬라 배터리데이 이후 배터리 업체들의 주가 조정이 나타났다. 테슬라의 원가절감 목표치가 예상보다 컸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삼성SDI도 원가절감 기술을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있어 크게 우려할 요인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도 598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컨센서스(4931억원) 보다 21% 웃돌았다. 중국 법인의 생산 효율 개선 노력이 빛을 발했다. 

DB금융투자 김평모 연구원은 "미주 및 우럽 등 주요 해외 법인 매출이 지난해 수준을 회복했고 중국 법인의 고정비 감소로 수익성이 손익분기점에 가까워짐에 따라 모듈 부문 성장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POSCO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6667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지만 시장 예상치인 4922억원을 상회했다. 

KB금융(1조4165억원), 신한지주(1조4682억원) 등 주요 금융지주사도 1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성과를 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주요 상장사 중 다수는 시장 기대보다 뛰어난 성적을 낸 것이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증권사들이 3분기 실적 전망치를 보수적으로 산정한 탓도 있지만 코로나19 위기 상황 속에서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상반기 대비 빠르게 반등한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보증권 김형렬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통제 상황의 영향으로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상반기와 달리 3분기 상장기업의 실적 개선은 놀랄 만한 상태"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는 일부 비대면 산업을 제외한 모든 산업의 영업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2분기 이후 상장기업의 실적 회복이 감지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이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기업들의 돋보이는 위험관리 능력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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