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뮤지컬 '마리퀴리' 소수자의 서사..당신도 공감할 삶의 이야기로

이슬기 기자 승인 2020.08.07 07:18 | 최종 수정 2021.01.21 08:49 의견 0
뮤지컬 '마리퀴리' 공연 스틸. (사진=이슬기 기자)

[한국정경신문=이슬기 기자]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자긍심과 자부심. 그것이 무너져내릴 것 같은 두려움과 공포, 불안. 나아가 손을 잡아줄 수 있는 응원과 연대를 이야기한다."

김태형 연출은 뮤지컬 '마리퀴리'에 대해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작품이라 밝혔다. 마리퀴리가 여성으로서. 과학자로서. 이민자로서 겪어야 했을 소수자로서의 서사가 있지만. 나아가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가 그 안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뮤지컬 '마리퀴리'는 삶을 살게 하는 따뜻한 에너지, 사람의 가치를 노래한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서 '마리퀴리'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현장에는 주연 마리퀴리 역의 김소향을 비롯해 김히어라, 이봄소리, 김찬호, 양승리, 박영수, 임별, 김아영, 이예지, 장민수, 이상운, 서혜원, 주다온, 송상훈, 조훈, 이윤선, 이찬렬 등이 자리했다.

물론 여성의 연대라는 남성 서사와 남성 배우 중심의 뮤지컬 시장 속 새로운 패러다임은 잊지 않았다. 김 연출은 "지금까지 주인공이 여성인 경우는 많았지만 그의 조력자나 친구나 라이벌은 늘 남성이었다. 반드시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 안느에게 모든 역할을 부여했다. 그걸로 충분했다"며 마리퀴리 옆 안느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나아가 "여성이 주축이 된 공연이 특이할 게 없지 않나. 성별을 떠나 배우의 역량으로 어떤 메시지든 던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이런 공연이 특이한 게 아니라 그저 많은 선택지 중 하나가 되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마리퀴리' 공연 스틸. (사진=이슬기 기자)

‘마리 퀴리’는 폴란드 출신으로 노벨상을 수상한 첫 여성 과학자 마리 퀴리와 동료의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려는 라듐시계 공장 노동자 안느 코발스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20세기 초 이민자 출신의 여성과학자라는 사회적 편견 속에서도 마리는 라듐을 발견하는데 성공했다. 극은 라듐에 대한 그녀의 뜨거운 열정, 방사선 피폭 피해자 앞의 고뇌 등을 따라 걸으면서 뜨거운 울림을 전한다.

천세은 작가는 극에 대해 "마리 퀴리가 실존 인물이기 때문에 부담감 있었지만 반대로 실제 계셨던 분이었기 때문에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실존 인물인 마리 퀴리가 지금 당장 객석에서 이 뮤지컬 무대를 봤을 때 부끄럽지 않은 극을 썼는지 매일같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공연 내내 함께 가져가야 할 숙제"라고 극에 대한 묵직한 진심을 전했다.

배우들 또한 남다른 애정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트라이아웃 부터 공연에 함께한 김소향은 "내 안에서 마리퀴리를 찾았고 그를 이해하고자 노력했다"면서 "동시에 과학자로서. 여성으로서 과학에 몰두할 때 보여지는 감정이나 말투 등 섬세한 표현에 무게를 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소향은 "당신들이 무엇을 하든지 간에 그것이 가치 있고 아름답다 라는 메시지를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마리퀴리'는 다음달 27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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