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차유민 기자] 보험업계가 장기적 미해결 문제인 보험사기를 두고 특별 단속 포상 기간을 시행한다. 다만 구조적 개선보다는 사후 대응에 머물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신고와 적발 중심의 단기 대책이 있을 뿐 근본적인 해법 마련은 지연되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감독원이 보험사기 근절을 위한 '특별 신고 포상 기간'을 운영하지만 장기적 해결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실손의료보험을 악용한 보험사기를 근절하기 위해 오는 3월 말까지 '특별 신고 포상 기간'을 운영한다. 실손보험 사기 의심 병·의원과 의료인, 브로커 등을 제보할 경우 최대 5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이번 조치는 보험사기 척결을 올해 핵심 과제로 제시한 손해보험업계의 기조와 맞닿아 있다.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은 신년사에서 "선량한 보험 가입자의 부담을 가중하고 보험의 기본 가치를 훼손하는 보험사기를 근절하기 위해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대책 역시 구조적 처방보다는 사후 단속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손보험 사기는 일부 의료기관과 브로커, 가입자가 결합한 형태로 상시화·구조화돼 왔지만 대응은 여전히 신고를 통한 적발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후 대응 기조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보험사기 대응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최근 딥페이크 영상, AI로 위변조된 진단서 등을 활용한 보험사기가 늘어나자 당국과 업계는 점검과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지만 사전 차단 체계 구축보다는 발생 이후 대응에 무게가 실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손보험 정상화의 핵심 과제로 꼽히는 5세대 실손의료보험 역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손해보험협회는 연내 5세대 실손보험을 출시해 과잉 비급여 문제를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출시 시점과 기존 가입자에 대한 전환 방안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보험사기 단속, AI 대응, 실손 개편이 각각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구조적 문제로 연결돼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과잉 비급여 구조와 느슨한 청구·심사 체계가 개선되지 않는 한 보험사기 대응 역시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특별 신고 기간 운영은 일정 부분 의미가 있다"면서도 "반복적이고 조직적인 보험사기에 대한 억제력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