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진성 기자] 주요 건설사들이 2026년을 앞두고 첫 기세 확보를 위한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다. 강남 핵심 지역의 대치동과 2조원 넘는 규모의 성수1지구 도시정비 사업 일정이 공식화됐지만 전략을 크게 드러내지 않는 모습이다. 일부 지역은 시작도 전에 잡음이 감지되고 있어 치열한 공방도 예고됐다.
대치쌍용 1차 아파트 재건축 조감도 (이미지=서울시)
29일 건설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날 대치쌍용 1차 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에 대한 현장설명회가 진행된다. 예정 공사비는 6892억6000만원으로 지하 4층~지상 49층으로 꾸려진다. 지역 특색을 고려하면 프리미엄 단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강남권 대형 재건축 사업인데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GS건설을 포함한 다른 건설사들도 관심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규모는 크지 않지만 대치우성아파트와 은마아파트 등 대단지와 대치동 학원가가 주변에 자리하고 있어 브랜드 가치 상승에 한 몫할 것이란 평가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매우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막판까지 참여할 건설사들을 파악하고 있다"며 "사업성과 경쟁력 등을 두루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설명회가 당일 예정돼 있지만 막판까지 고심하는 모습이다.
오는 30일에는 성수전략정비구역 제1주택정비형 재개발정비 사업과 관련해 현장 설명회가 계획돼 있다. 예정 공사비는 2조1540만700만원으로 지하 4층~지상 59층 규모의 총 17개동이 지어지는 거대 프로젝트다.
해당 단지는 앞서 지난 8월 현장설명회가 진행됐지만 입찰지침서 논란으로 시공사 선정이 미뤄졌다. 당시 조합에서 특정 자재 사용을 명시하면서 특정 건설사와 물밑 작업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시 현대건설과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의 참여가 예상됐지만 이같은 논란으로 결과적으로 시공사 선정이 미뤄졌다.
이에 따라 일부 조합원은 자재 기준표에 나온 업체 및 일부 건설사 등과 유착했다며 조합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 고발했고 경찰은 지난 12일 조합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수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때문에 이번 사업에서는 시공사가 선정되더라도 법적인 책임 공방도 이어질 여지가 있어 잡음은 계속될 전망이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일부 부적절한 의혹 등이 제기되고 있지만 도시정비 시공권을 놓고 간혹 벌어지는 상황으로 그만큼 관심이 많고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이라며 "이전과 달리 현장 분위기가 최근 변한 것도 있고 막판까지 사업성과 선정 가능성 등 여러모로 신중하게 접근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