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쿠팡이 지난해 성장가이던스로 제시한 20% 성장률 달성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고객경험을 강화하기 위한 지속적인 투자로 고객가치 전반을 향상시켰다는 평가다.

5일 쿠팡Inc는 올 3분기 원화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0% 성장한 12조8455억원(92억6700만 달러)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224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2% 늘어났다.

쿠팡Inc가 올 3분기 원화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0% 성장한 12조8455억원(92억6700만 달러)을 기록했다.(사진=쿠팡)

쿠팡Inc는 지난해 4분기 연결실적 발표에서 올해 20% 내외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올 1분기(21%), 2분기(19%)에 이어 3분기도 20% 성장세를 이어갔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5일 컨퍼런스콜에서 “가장 폭넓은 상품군, 가장 빠르고 안정적인 배송, 가장 경쟁력 있는 가격을 통해 어디서도 경험할 수 없는 고객 가치를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분기 성과에 대해서는 고객 코호트(고객 집단) 전반에서 탄탄한 성장세가 이어졌다고 봤다.

김 의장은 “고객 지출이 시간이 지날수록 꾸준히 확대되는 구조는 우리가 오랜 기간 세계 최고 수준의 고객 경험을 만들기 위해 집요하게 투자해온 결과”라며 “한국은 여전히 상당한 성장 잠재력을 지닌 견고한 시장으로, 향후 개척 여지가 많은 성장 기회를 보유하고 있다는 우리 확신을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사진=쿠팡)

■ “로켓배송·마켓플레이스 상품 선택 폭 늘리고 고객가치 확장”

쿠팡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객 가치 확장이 우선이라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로켓배송과 마켓플레이스 모두에서 상품 선택 폭을 넓히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김 의장은 “로켓배송의 신규 브랜드 입점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여전히 확장 여력이 크다”며 “로켓배송 카탈로그 내 상당수 제품은 브랜드와 직접 계약을 통해 공급되지 않은 만큼 앞으로 브랜드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해 고객에게 더 다양한 선택과 나은 가치, 큰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화를 넘어 운영 전반에도 혁신을 지속한다. 쿠팡은 최근 재사용 가능한 에코백을 프레시 주문 건 외에도 일반 주문에도 확대 적용하기 시작했다. 주문 상품을 재사용 가능한 에코백으로 배송하면 고객은 현관문 옆의 파우치에서 상품을 바로 수령할 수 있다. 상자를 풀거나 포장을 버릴 필요가 없어지면서 지속가능한 높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의장은 “혁신과 철저한 운영, 고객 감동이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지만 확실한 사례”라며 “프로덕트 커머스 분야의 성공은 고객을 위해 트레이드오프를 해소하는데 집중한 수년간의 전략적 투자와 체계적인 실행 결과”라고 말했다.

대만 북서부 지역의 타오위안시에 위치한 쿠팡 2호 풀필먼트센터(사진=쿠팡)

■ 대만 시장 장기적 잠재력 확인..고객 경험 구축에 집중한 성과

성장사업의 한 축인 대만 로켓배송 성장세도 가속화되고 있다. 3분기 대만 로켓배송 등 성장사업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1% 성장했다.

김 의장은 대만 로켓배송 사업과 관련해 “이번 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전 분기 대비 놀라운 매출 성장을 기록했고, 고객 경험 전반을 최고 수준으로 구축하는데 집중한 결과 소비자에게 의미 있는 반응을 이끌어내며 높은 유입률과 유지율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에서의 고객 유입 수준은 한국 리테일 사업 구축 당시 나타난 양상과 유사하며 대만 시장의 장기적인 잠재력에 대한 확신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쿠팡 측은 상품군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고 라스트마일 단계 물류망 구축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대만에서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쿠팡은 올 상반기 현지 물류망 구축에 나서면서 자체 배송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김 의장은 “고객이 한국 쿠팡에서 기대하는 수준의 속도와 신뢰도에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지속적인 고객 감동 실현과 매력적인 장기 현금 흐름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확신하는 분야에 집중하며 실험과 배움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3분기 4047억원 손실..“대만 시장 확장 적극 투자 때문”

쿠팡의 이번 3분기 성장사업 부문 조정 에비타는 2억9200만달러(4047억원) 손실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거랍 아난드 CFO는 “대만에서 뚜렷이 나타나고 있는 성장 모멘텀 지원을 위해 필요한 투자 수준이 증가한 데 기인한다”며 고 설명했다.

매출 대비 판매관리비용(25억5800만달러)은 매출의 27.6%로 작년 동기(27.5%)보다 소폭 증가했다. 전체 매출 대비 연결 기준 조정 에비타(EBITDA) 마진은 4.5%로 전년대비 0.1%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