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박진희 기자]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이사장 이웅열)은 서울 마곡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서 제25회 우정선행상 시상식을 개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날 열린 올해 대상의 영예는 병상에 있는 아이들의 학습과 정서 지원에 힘써온 대학생 연합 교육봉사 동아리인 키즈 유나이티드에게 돌아갔다. 
우정선행상은 고(故) 이동찬 코오롱그룹 선대회장의 호인 ‘우정(牛汀)’을 따서 제정했다. 코오롱그룹이 1999년부터 사외보 ‘살맛나는 세상’에 우리 사회 선행·미담 사례를 소개하던 것을 계기로 나눔 문화를 보다 널리 전하고 선행을 격려하고자 2001년 선행상 제정 이후 매년 시상해왔다.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이사장 이웅열)은 서울 마곡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서 제25회 우정선행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사진=코오롱그룹)
 
올해 대상을 수상한 키즈유나이티드는 2004년 한 명의 대학생이 서울대병원을 찾아가 입원 중인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뜻을 밝힌 데서 시작해 지금까지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초기엔 장기입원 환아들 대상으로 미술치료 위주 수업을 진행하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여러 학교, 다양한 전공의 대학생 70~80명이 참여하는 단체로 발전했다. 
키즈유나이티드는 현재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 세브란스어린이병원 등 5개 병원에서 과학·영어·역사 등 교과목은 물론 코딩·비즈·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교사 수준의 수업을 진행한다. 특이한 것은 구성원의 약 3분의 1이 졸업을 앞둔 4학년이라는 점이다. 한 번 시작하면 강한 책임감에 봉사활동을 지속 실천한다는 의미다. 
실제 키즈유나이티드 회원들은 대학원 진학 후에도 3~4년간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 주기적으로 구성원이 바뀌는 대학 연합 동아리의 한계를 넘어 20년간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키즈유나이티드는 여전히 매번 활동일지를 단원들과 공유하고, 매월 전체 단원이 모이는 회의를 진행하는 등 체계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겨울에는 연탄 나눔, 여름에는 벽화그리기 봉사를 진행하는 등 활동영역도 넓혀가고 있다.
오운문화재단은 “취업준비에도 여념이 없을 대학생들이 모여서 20년을 꾸준히 책임감있게 봉사해온 키즈유나이티드를 격려해주고 싶다”며 “봉사활동이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라는 점을 마음에 새길 수 있었으면 한다”고 대상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44년의 초등학교 교사생활 퇴직 이후 24년간 봉사활동을 펼쳐온 권영섭 씨는 우정선행상 본상을 수상했다. 올해 89세인 권 씨는 퇴임 직후인 2000년 서울시립은평노인종합복지관에서 홀몸 어르신이나 치매 어르신 가정을 방문해 도시락을 전하는 등의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2013년부터는 결핵 전문 병원인 서울 은평구 서북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 목욕 봉사도 하고 있다. 권 씨 본인도 뇌종양 수술과 전립선암 치료를 받으면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묵묵히 봉사를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여전히 강하다. 
넉넉지 않은 환경에도 40여년간 소외 이웃을 위해 온 마음과 생활 터전까지 나눠온 유수기 씨도 본상을 수상했다. 유 씨는 1984년 무렵 인천 연수구 청학동의 한부모 가정 아이들에게 김치를 가져다 주기 시작한 후 본격적으로 나눔 실천에 힘을 쏟았다. 1991년에는 더욱 활발한 봉사활동을 위해 '파랑새봉사단'을 결성하고 2008년부터 단장을 맡아 40여명의 단원들과 함께 부천 지역의 저소득 가정 20곳에 반찬을 전달하는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이제는 유 씨 뿐 아니라 딸과 사위, 손주들까지 온 가족이 봉사현장에서 함께하고 있다.
마지막 우정선행상 본상은 매주 일요일 저녁 서울역 일대 노숙인들에게 17년간 간식과 생필품을 전달해 온 다국적 봉사단 '플러(PLUR)'에게 주어졌다. 평화(Peace), 사랑(Love), 화합(Unity), 존중(Respect)을 뜻하는 영단어 앞글자를 따서 단체명을 만든 플러는 2007년 한국에 체류 중이던 외국인들이 주축이 돼 만들어졌다. 봉사자들의 참가비와 과거 봉사활동에 동참했었던 프랑스한인회 등의 후원을 받아 노숙인 지원기관인 서울역 다시서기희망지원센터와 협력해 매주 168명의 노숙인에게 간식 패키지를 나누고 있다.
수상 이후에도 선행을 이어가는 수상자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2010년부터 시상하는 특별상은 제10회 우정선행상 본상 수상자 백광우 씨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치과의사 백 씨는 1978년부터 아동양육시설 정기 진료봉사를 시작한 이래 필리핀, 과테말라, 멕시코 등지에서도 무료 진료를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2010년 제10회 우정선행상 본상을 받은 데 이어 2014년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훈하기도 했다.
이웅열 명예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서로를 향한 진심이 모여 누군가의 삶을 밝히고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주는 선행이 우리 사회를 더욱 살맛나는 세상으로 물들여가고 있다”며 “우정선행상은 앞으로도 따뜻한 선순환의 한 축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명예회장은 고(故) 이동찬 선대회장의 뒤를 이어 2014년부터 오운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아왔다. 201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우정선행상만큼은 한 해도 빠짐없이 시상식에 참석해 수상자를 격려하며 사회와 함께하는 의미를 강조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