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카드사의 전방위적인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라인업 확장 행보에 시장 구도가 재편되고 있다. 그동안 공격적인 협업으로 PLCC 1위 자리를 차지했던 현대카드는 주요 제휴사와의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 배달의민족과 스타벅스는 각각 신한카드, 삼성카드와 제휴를 준비 중이다.

이에 조창현 현대카드 각자 대표 후보자는 이달 말 공식 취임 후 파트너사 사수 시험대를 마주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본사 전경 (사진=각사)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드사들은 PLCC 상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나카드는 MG새마을금고와 4번째 PLCC ‘MG S+하나카드’를 출시했다. 작년에는 국내 카드사 중 유일하게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손잡고 ‘당근머니 체크카드’를 선보였다.

신한카드도 유통·금융사와 협업한 새 PLCC 라인업을 내놨다. GS리테일과 ‘GS ALL 신한카드’를 출시했으며 카카오뱅크의 첫 PLCC인 ‘카카오페이 줍줍 신한카드’도 공개됐다. 롯데카드는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통합 혜택을 제공하는 ‘롯데멤버스 카드’를 지난 4월 출시한 바 있다.

카드사들이 PLCC 상품 출시에 적극 나서는 것은 수수료율 인하·대출 규제로 수익성 악화를 겪는 가운데 비용절감·고객 모집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협업 브랜드의 충성 고객 확보 후 유지하는 ‘락인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마케팅 비용은 제휴사와 나누게 돼 관련 지출을 줄이는 것도 가능하다.

이로 인해 한번의 협업으로 많은 고객이 가능한 대형 제휴사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카드사 가운데 가장 많은 PLCC 제휴사를 보유해 왔던 곳은 현대카드다.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친 결과 유통·금융·자동차·항공 등 업종에서 19개 회사와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문제는 제휴 만료 시점이 도래하기 시작하면서 PLCC 확장을 시도 중인 경쟁사로 이탈하려는 행보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배달의민족'은 2020년 현대카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배민현대카드’를 출시했다. 하지만 현재 신한카드와 상품을 준비 중이다. 업계에선 내달 중 신한카드와 ‘배달의민족’이 PLCC 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카드는 ‘스타벅스’와 제휴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스타벅스는 PLCC계약을 맺은 2020년부터 현대카드를 단독 제휴사로 지정해 왔다. 하지만 5년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서 삼성카드와 새로운 파트너십을 구축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1위를 다투는 신한과 삼성이 제휴사 확장에 나선 만큼 현대카드로서는 기존 협업을 사수하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다. 배민·스타벅스에 이어 ▲네이버 ▲무신사 ▲대한항공 ▲SSG와의 계약 만료 시점도 다가오고 있어서다.

현대카드는 이달 9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조창현 전무를 신임 각자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해 오는 30일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조 전무는 신용카드의 다양한 분야 경험을 갖춘 실무형 리더로 현대카드의 PLCC 사업 확장을 견인한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PLCC 분야 실무 경험을 갖춘 인물이어서 제휴사 사수와 수익 회복 과제 해결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PLCC상품 관련 제휴조건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파트너십 구축을 위해 대부분의 카드사가 최고의 제안을 가지고 협상에 나선다”며 “신규 고객 확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에 카드업계의 제휴사 확보 경쟁은 계속해서 치열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