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백화점 업계가 하반기부터 실적 회복세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만 그간 부진했던 면세점과 패션 부문 매출을 끌어올리는 것이 실적 개선의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21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반기부터 백화점 업계가 실적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 심리 회복, 정부의 내수 부양 정책, 각 백화점의 차별화된 전략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부터 진행한 비용 절감 노력의 성과가 하반기 가시화되면서 이익 개선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백화점 업계가 실적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사진=각 사)
먼저 롯데쇼핑의 연결기준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은 3조4653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09% 증가, 영업이익은 615억원으로 약 9.63% 증가, 당기순이익은 164억원으로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롯데백화점 자체는 명품, 식품, 가전 부문에서 매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백화점은 매출 1조825억원, 영업이익 80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5.73%, 88.42% 성장이 예상된다. 당기순이익은 510억원으로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신도림 디큐브시티 폐점과 현대면세점 동대문점 폐점에 따른 비용이 반영되지만 고마진 중심 명품 카테고리가 매출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7월부터 신규 점포인 '커넥트현대 청주'가 매출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백화점도 2분기 저점을 찍고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강남점, 본점, 대구점 등 핵심 점포 리뉴얼 통해 하반기 점진적인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소비심리가 반등하면서 월별 매출 흐름은 점차 반등하는 분위기”라며 “3분기부터는 소비의 기저가 낮아지고 민생회복지원금 등과 같은 직접적인 소비 진작이 시행되기 때문에 매출 회복 기대감이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업계는 하반기 실적 개선을 위한 포인트는 '면세점'과 '패션 카테고리'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면세점은 면세점별 고강도 체질 개선과 중국 무비자 입국 허가에 따른 유커 수요의 증가로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시내 면세점 중심의 마진율 개선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더불어 동대문 면세점 폐점에 따른 적자 축소 효과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기대된다.
신세계면세점은 시내점 경쟁 완화에 따른 따이공(보따리상) 할인율 개선, 부산점 철수 효과, 공항점 명품 라인업 확장에 따른 객단가 상승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영업적자 폭을 줄이고 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점은 구조조정과 경쟁 완화로 매 분기 적자가 축소되고 있다”며 “업계 전반이 수익성 회복을 위해 노력 중인 가운데 3분기부터는 중국 단체관광객 비자 면제 정책 시행도 논의되고 있어 업사이드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패션 카테고리를 강화해 소비 심리 회복과 실적 반등을 이끌기 위한 업체별 차별화 전략도 주목된다.
롯데백화점은 핵심 전략으로 프리미엄 제품 강화와 점포 효율화를 내세우고 있다. 특히 패션 카테고리에서는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와 K-패션에 집중하고 있다. 명동 본점, 잠실점, 부산 본점 등 핵심 점포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MD를 강화하고 본점 리뉴얼을 통해 해외패션, 컨템포러리 등 프리미엄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또 이달 롯데백화점 본점 9층에 국내 신진 디자이너의 쇼룸을 모은 '키네틱 그라운드'를 열어 젊은 층의 방문을 유도한다.
현대백화점은 패션사업부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소비자 성별이 아닌 브랜드의 성격에 따라 패션 MD를 재구성하기 위함이다. 기존 남성패션팀과 여성패션팀을 폐지하고 트렌디팀과 클래시팀을 신설해 젠더리스 유행에 맞춰 트렌디하고 감도 높은 브랜드 MD를 강화하고 있다.
고물가 상황에서 명품 대신 K-패션을 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영패션 브랜드의 입점도 늘린다. 한국패션산업협회와 협력해 유망 패션 브랜드를 발굴하고 글로벌 진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인큐베이팅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지속적으로 새로운 패션 콘텐츠 확보에도 힘쓴다.
신세계백화점도 기존 강점인 럭셔리 및 컨템포러리 패션을 더욱 강화하면서도 MZ세대가 선호하는 감각적인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프리틴 세대를 겨냥한 브랜드 라인업도 강화하는 등 아동 의류 매출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3사 모두 패션 카테고리에서 프리미엄 및 럭셔리 라인업을 견고히 하면고 있다"면서도 "이와 동시에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K-패션, 영 패션, 온라인 기반의 신진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젊은 고객층을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