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집중호우가 전국을 휩쓸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번 호우는 주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돼 피해 규모 역시 더 증가할 전망이다.

마른장마가 지나가면서 안정되길 기대했던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악화될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피해가 커질 것이란 예보에 손해보험업계는 비상 대응 체계를 운영하면서 손해율 방어에 나섰다.

지난 16일부터 이어진 집중호우로 대구 북구 노곡동 일대 차량과 도로가 침수됐다. (사진=연합뉴스)

18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대책안전본부와 기상청에 따르면 집중호우로 이날 오전 5시 기준 5192명이 일시 대피했다. 피해가 집중된 충남지역에서 667개교가 휴교를 결정했다. 철도 이용 안전 문제를 우려한 코레일은 경부 일반선(서울·부산) 포함 7개 구간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기상청은 오는 19일까지 폭우가 이어질 것으로 보았다. 특히 남부지방에는 최대 300m 이상의 물 폭탄이 예보됐다. 이에 중대본은 17일 오후 3시 30분부터 위기 경보를 3단계(심각)로 격상했다.

손보업계도 긴장한 채 폭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침수 피해로 인해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요 6개 손해보험사에서 집계된 1~5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82.8%로 확인됐다. 통상적으로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은 손해율 80~82%로 평가된다.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어섰으며 전년 동기 대비 2.9%포인트 높은 것이다.

일각에선 지난달 마른장마가 일찍 종료되자 보험업계에선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압력을 일부 덜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번 폭우가 전국을 휩쓸었고 도로 침수도 328건이나 확인돼 차보험 손해율 상승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손보사들은 손해율 상승과 침수 피해 최소화를 위해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먼저 메리츠화재는 자동차 보상 재해재난 대응 단계를 가동하고 상황을 주시 중이다. 메리츠화재의 대응 체계는 ▲준비 단계 ▲경보 단계 ▲비상 1단계 ▲비상 2단계로 구성돼 있다. 최종 단계인 비상 2단계에 돌입하면 긴급지원팀을 격상하고 견인차량과 재해지원단을 추가로 파견한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둔치 주차장이나 침수 피해 예상 지역을 대상으로 주차차량 이동 요청을 진행 중이다.

KB손해보험도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를 대비하기 위한 ‘비상 대응 프로세스’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사전 준비부터 비상캠프까지 총 5개 단계로 구분해 피해발생 정도에 따른 체계적 대응 프로세스를 구축한 상태다. ‘예방 단계’에선 ‘긴급대피 알림 시스템’을 활용해 안내 문자를 전달하고 ‘초기 관제단계’부터 비상대응 준비태세를 갖추게 된다.

삼성화재는 2014년부터 12년째 ‘침수예방 비상팀’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작년 대비 사고출동 인원을 1400여명 추가해 순찰 빈도·범위를 보완했다. 전국 500개 이상 되는 침수 예상 지역 리스트도 최신화와 예비 인력 보강 활동도 진행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누적된 보험료 인하와 여름과 겨울에 발생한 폭우·폭설 피해로 지난해 자동차보험은 적자를 기록했다”며 “여름철 손해율 집계까지 한참 남았는데 벌써 작년 연간 수치에 다다른 상황이라 올해도 손실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