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삼성전자가 자체 칩셋 '엑시노스'의 본격적인 부활을 선언했다. 7년 만에 폴더블폰에 엑시노스를 전면 탑재하고 수율 문제로 포기했던 3나노 공정을 재도전하며 퀄컴 의존도 탈피에 나섰다.
24일 삼성전자가 공개한 '엑시노스 2500'은 3나노 GAA 공정 기반의 차세대 모바일 프로세서다. 엑시노스는 스마트폰의 모든 연산을 처리하는 핵심 칩이다. 애플의 'A시리즈'처럼 삼성이 자체 개발한 두뇌 칩이다.
이번에 삼성이 내놓은 엑시노트 2500은 10코어 CPU 구조에 최대 3.3GHz 클럭 속도를 자랑한다. AI 연산 성능은 전작 대비 39% 향상된 59TOPS다.
가장 주목할 점은 다음 달 공개될 '갤럭시Z플립7'에 엑시노스 2500이 전량 탑재된다는 것이다. 업계 예상과 달리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모델에도 적용되며 이는 삼성 폴더블폰 역사상 첫 자체 칩셋 탑재 사례다.
AMD RDNA 3 아키텍처 기반 GPU '엑스클립스 950'을 탑재해 하드웨어 레이 트레이싱과 28% 향상된 그래픽 성능을 구현했다. 320MP 카메라 지원과 8K 영상 처리 능력도 대폭 강화됐다.
■ 7년 만의 폴더블 진출, 수율 30%에도 강행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은 기술적 자신감보다는 전략적 필요성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엑시노스 2500의 3나노 수율은 여전히 30%대에 머물러 있어 통상적인 양산 기준인 60%에 크게 못 미친다.
그럼에도 삼성이 전량 탑재를 결정한 이유는 양산 경험 축적과 원가 절감 때문이다. 퀄컴 스냅드래곤 가격이 매년 최대 30%씩 인상되면서 삼성의 AP 매입 부담이 2022년 9조원에서 2024년 11조원으로 급증했다.
삼성 내부에서는 수율이 30%에 불과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결국 양산 경험 축적을 위해 전량 사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가 67.6% 점유율을 기록하는 동안 삼성은 7.7%에 그치고 있어, 기술력 회복이 시급한 상황이다.
삼성 파운드리는 올해 1분기에만 2조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연간 시설투자를 10조원대에서 5조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인 상태다.
■ 2나노까지 이어지는 자체칩 전략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부활 전략은 2나노 공정 기반 '엑시노스 2600'까지 이어진다. 현재 삼성 파운드리는 2나노 수율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2026년 갤럭시S26에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플립7의 성공 여부가 향후 엑시노스 전략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삼성은 이를 통해 3나노 공정의 양산 경험을 축적하고 성공 시 갤럭시S 시리즈까지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과제도 만만치 않다. 과거 엑시노스가 겪었던 발열과 배터리 효율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는지는 실제 사용 환경에서 검증받아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엑시노스 2500의 폴더블 적용 성공이 삼성 칩셋 전략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수율과 성능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