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진성 기자] 올해 해외건설 수주가 10년 만에 400억 달러를 회복하며 500만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다만 해외건설 수주가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시장의 반응은 차갑다.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전망이 여전히 어둡기 때문이다.

건설현장 (사진=연합뉴스)

5일 해외건설협회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1~3분기 누적 해외건설 수주금액은 413억2941만 달러(한화 약 59조7000억원)다. 이미 지난해 기록한 371억 달러(53조5700억원)는 넘어선 수준으로 2015년 461억 달러(66조5700억원)를 찍은 이후 최대 규모다.

한국수력원자력이 196억 달러로 기여도가 가장 컸고 이후 삼성물산 56억 달러, 현대건설 40억 달러, 두산에너빌리티 30억 달러, 삼성이앤에이(E&A) 19억 달러, 대우건설 12억6000 달러, 현대엔지니어링 10억 달러 등의 순이다.

국가별로는 체코가 187억2472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미국 42억8527만 달러, 이라크 33억992만 달러, 카타르 27억 193만 달러, 사우디아라비아 25억4731만 달러, 아랍에미리트 24억647만 달러 등이었다.

긍정적인 요소는 2021년 이후 해외 수주가 증가 추세라는 점이다. 살펴보면 2021년 305억 달러 규모에서 2022년 309억 달러, 2023년 333억 달러, 2024년 371억 달러로 늘었다.

현 추세가 이어진다면 2015년 461억 달러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같은 상황에서도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사실상 공기업인 한수원 수주를 제외하면 건설사들의 규모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점도 있지만 새 먹거리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서다.

한때 중동 지역 등의 대형 랜드마트 건설 등으로 600억 달러를 넘나들던 2010~2014년 시절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해외건설 수주는 2010년 715억 달러를 정점으로 찍은 후 2011년 591억 달러, 2012년 648억 달러, 2013년 652억 달러, 2014년 660억 달러 등을 유지하다가 2015년 400억 달러 수준으로 추락했다. 글로벌 건설 경기 침체로 기존 대규모 도시개발 같은 아이템이 감소한 영향도 있지만 신재생에너지 전환에 따른 시장 축소도 한 몫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들의 외형도 그렇고 기술 측면에서도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시장이 너무 침체돼 있다”며 “특히 기존 에너지 분야는 건설업이 주도하는 사업이었지만 신재생에너지로 넘어오면서 그 수혜가 제조업 섹터로 간 영향도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2010년과 같은 700억 달러에 달하는 해외 수주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며 “가령 새로운 먹거리로 지정해 정부가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을 적극 지원하지 않는 이상은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는 제자리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