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우리은행이 최근 은행권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은 ‘임베디드(내장형) 금융’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디지털 개방형 플랫폼 ‘이음(E:UM)’을 앞세워 후발주자의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전략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달 29일 오픈API 플랫폼 이음을 공식 출범시켰다.

우리은행 본점 전경 (사진=우리은행)

이음은 ‘연결(Connection)’을 핵심 철학으로 삼아 기업과 사람, 산업과 금융을 유기적으로 잇는 디지털 기반의 개방형 플랫폼이다. 우리은행이 보유한 다양한 금융 기능을 외부 기업과 개발자에게 API(오픈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형태로 개방해 핀테크 기업, 비금융사, 스타트업 등이 손쉽게 우리은행의 금융 서비스를 연동·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음의 차별화 포인트는 전용 비즈니스 포털과 개발자 포털 운영이다. 개발자, 기획자, 사업자 등 다양한 이용 주체가 간단한 신청만으로 API를 테스트하고 연동할 수 있다. 또 제휴 및 협업 제안이 가능한 소통 창구를 마련해 핀테크 업계와의 커뮤니티를 강화한다.

우리은행은 오픈API를 기반으로 CJ올리브네트웍스, 네이버페이 등 주요 플랫폼 사업자들과의 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성과가 최근 출시된 ‘CJ페이 우리통장’이다.

CJ페이 우리통장은 우리은행과 CJ올리브네트웍스가 협업해 출시한 간편결제 연계형 입출금 통장이다. 최대 연 3.0% 금리와 CJ ONE 포인트 적립, 각종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간편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와도 손잡고 ‘네이버페이 머니 통장’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네이버페이의 선불충전금을 우리은행 계좌에 안전하게 예치하고 결제 시마다 계좌에서 자동 충전이 이뤄지는 혁신금융서비스다.

이밖에도 우리은행이 결제 허브로 참여하는 ‘우리SAFE정산’ 서비스는 항공권 플랫폼, PG사와 협업해 원활하고 안전한 정산을 지원한다. 올해 1월 출시 이후 항공권 결제 등 대규모 정산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실제 협업에 참여한 개발자들은 우리은행 API의 안정성과 확장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 ‘CJ페이 우리 통장’ 개발에 참여한 CJ올리브네트웍스의 한 개발자는 “기존의 금융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는 데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지만 전용선 통신을 통해 은행 API를 활용하면서 안전하고 검증된 기능을 빠르고 수월하게 적용할 수 있다”면서 “API 기반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금융 상품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이음 플랫폼을 여행·모빌리티, 통신, 부동산, 제조, 커머스, 헬스케어 등 비금융 다양한 산업과의 융합을 위한 허브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플랫폼 내 ‘제안 문의’ 채널을 통해 중소 핀테크 기업 및 스타트업의 서비스 입점도 적극 유치, 양방향 금융서비스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모색 중이다.

이음이 중소기업들이 찾는 금융서비스 장터이자 유망 핀테크 기업들의 중개소로 성장한다면 스타트업·중소기업 육성과 성장을 중점에 둔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전략과도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플랫폼을 통해 유망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을 발굴하고 이들에게 금융 인프라를 제공하며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음은 디지털 시대의 연결성과 개방성을 바탕으로 금융 중심의 새로운 포용적 플랫폼경제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것”이라며 “자체 API 확대와 외부 API 유치를 병행해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고 파트너 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BaaS(서비스형 뱅킹) 모델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