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국내 은행권의 점포 감소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21일 연합뉴스와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국내 은행 점포 수는 총 5792곳으로 전 분기 대비 57곳이 줄었다.

한 시중은행 점포 앞에 폐쇄 안내문이 붙어 있다. (자료=연합뉴스)

은행 점포 수는 2012년 4분기 말 7835곳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특히 점포 수가 증가한 경우는 2018년 3분기 이후 6년간 한 차례도 없었다.

올해 들어 점포 축소는 더욱 가속화되는 추세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국내 점포 수는 올해 1분기 말 3766곳으로 전 분기보다 76곳 줄었다. 이는 지난해 4분기(52곳 감소)보다 감소 폭이 확대된 것이다.

주목할 점은 지점은 크게 줄어든 반면 약식으로 설치하는 출장소는 오히려 증가했다는 것이다. 5대 은행의 지점은 지난해 4분기 말 3183곳에서 올해 1분기 말 3043곳으로 140곳 감소한 반면 출장소는 659곳에서 723곳으로 64곳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외 점포 수에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

은행들은 비대면 거래 증가와 창구 방문객 감소를 이유로 여러 점포를 통합해 대형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객 이용 행태 변화에 대응하고 영업점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점심시간 없이 운영되는 ‘9 to 6 점포’, ‘애프터뱅크’, ‘디지털 셀프 존’ 등 특화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실제 폐쇄보다 명칭 통합이 많다고 설명했다. 1층과 2층으로 나뉘어 있던 ‘한 지붕 두 가족’ 점포를 통합한 경우다.

하나은행은 점포 통폐합을 최소화하고 특화 점포 신설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고령층, 외국인, 소상공인 등 금융 취약 계층 특화 점포와 이동 채널인 ‘움직이는 하나은행’을, 화상 상담 시스템을 이용한 디지털 무인점포를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중복 점포의 효율화를 통해 양질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