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영의 와인 첫걸음] 호주의 첨단 와인 산업..온화한 기후 아래 완숙된 ‘쉬라즈’

김제영 기자 승인 2022.12.23 13:34 의견 0
호주 와인의 특징을 알아봅니다. [자료=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미국만큼이나 넓은 땅을 자랑하는 호주, 첨단 와인 산업이 발달한 와인의 신대륙입니다. 호주의 와인 산업이 기술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기후 때문인데요. 사막이 대륙의 절반을 차지하는 호주에서 부족한 건 역시 ‘물’이었습니다. 내리는 비의 양이 많지 않아 관개 기술이 발달하고 장비를 갖추면서 포도원 대부분의 업무가 자동화됐다고 합니다.

호주 포도원 [자료=와인나라]

■ 열약한 기후 아래 첨단 와인 기술이 발전한 호주

호주 와인의 역사는 다른 신대륙과 마찬가지로 유럽 이민자에 의해 시작됐습니다. 1788년 처음 와인이 생산된 이후 1950년대 들어 와인 산업이 발전했습니다. 기술과 설비가 개선되고 포도 품종과 토양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면서 호주만의 개성 있는 와인을 생산했거든요. 1980년대부터 가격 대비 품질이 뛰어난 와인을 만들어 현재 세계 5위 와인 생산국으로 떠올랐습니다.

호주는 주로 따뜻하거나 무더운 지중해성 기후를 보입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대부분 지역에서 강우량이 적다는 특징이 있는데요. 특히 기온이 높은 여름은 더욱 건조하기 때문에 가뭄과 산불 위험도 대비해야 했습니다. 게다가 지나치게 온화한 기후는 와인을 과하게 숙성시켜버렸죠. 네, 호주는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생산하는데 좋은 환경은 아닙니다. 와인 산업을 키우려면 기술이 발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이 덕에 탄생한 와인이 바로 호주의 ‘쉬라즈(Shiraz)’입니다. 쉬라즈의 고향은 프랑스 론 지역이고요, 본 명칭은 시라(Shrah)입니다. 즉 프랑스의 시라와 호주의 쉬라즈는 같은 품종인 셈이죠. 그런데 맛과 풍미는 조금 달라요. 프랑스의 시라가 호주로 넘어오면서 호주만의 개성을 입었거든요. 호주에서는 그 독특함을 강조하기 위해 ‘쉬라즈’라는 명칭을 사용했습니다.

하디스 HRB 쉬라즈 [자료=와인나라]

■ 호주의 ‘쉬라즈’, 진하고 강렬하지만 떫지 않은 부드러움

오늘날 쉬라즈는 호주의 대표 품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만큼 성공적인 발전을 이뤄냈다는 의미겠죠. 그렇다면 호주만의 개성이 어떤 걸까요. 온화한 기후 아래서 지나치게 숙성된, 그 덕에 각각의 특징이 더욱 진하고 강렬해진 ‘완숙미’가 꼽힙니다.

일반적으로 완숙된 와인은 풍미가 진하고 바디감이 묵직하며 높은 알코올 도수를 지닙니다. 호주의 쉬라즈가 프랑스의 시라보다 진하고 강렬한 이유인데요. 여기에 쉬라즈는 후추와 같이 강한 향신료의 풍미를 자랑합니다. 묵직하고 풍미가 강해 거칠고 떫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쉬라즈의 탄닌감은 부드럽다고 해요. 오크 숙성을 통해 풍미는 더하고 떫은맛은 덜어내거든요.

호주의 대표적인 와인 산지는 ‘남호주(South Australia)’ 지역입니다. 호주 전체 와인의 50% 이상이 생산되는 가장 크고 유명한 지역인데요. 덥고 건조한 기후 속에서 진하고 부드러운 와인을 생산한다고 해요. 이 지역의 대표 품종인 쉬라즈는 바디감이 풍부하고 알코올이 높지만 부드럽고 풍미가 강합니다.

오늘의 추천 와인은 남호주에서 생산된 ‘하디스 HRB 쉬라즈’입니다. 하디스 와이너리는 같은 품종의 포도를 다른 산지에서 얻어 섞는 지역 블렌딩 와인을 만드는데요. 이 덕에 균형이 잡힌 와인으로 유명세를 탔습니다. 이 와인 역시 남호주에서 다른 특징을 가진 지역의 쉬라즈를 섞은 블렌딩 와인입니다. 검붉은 과일의 향과 민트 등 향신료 향이 풍부하고 부드러운 탄닌의 여운이 길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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