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영의 와인 첫걸음] 레드와인은 적포도, 화이트와인은 청포도, 스파클링은①

-레드와인 양조과정, 1차·2차 발효에서 숙성까지

김제영 기자 승인 2022.11.10 15:24 의견 0
와인이 탄생하는 그 여정을 따라가 봅니다. [자료=픽사베아]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 그리고 스파클링와인은 모두 ‘포도’로 만든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양조 과정은 다릅니다. 레드와인은 붉으니 적포도, 화이트와인은 맑으니 청포도, 그럼 스파클링 와인은...청포도로 만들까요? 정답부터 말하자면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적포도도 은은한 스파클링 와인으로 변신할 수 있거든요.

오늘은 포도밭에서 자라난 탐스러운 포도가 즙이 되고 발효와 숙성을 거쳐 병에 담기기까지, 와인이 탄생하는 그 여정을 따라가 봅니다.

레드와인 양조 과정 [자료=와인나라]

■ 적포도, 레드와인이 되는 여정..발효에서 숙성까지

레드와인은 붉은 계열의 포도로 껍질과 씨를 거르지 않고 제조합니다. 레드와인 특유의 떫은맛을 내는 탄닌(Tannin)은 바로 포도의 껍질과 씨에 포함된 성분이죠. 색상 역시 껍질의 안토시아닌 색소가 그대로 담기기 때문에 적색을 띤답니다.

포도밭에서 수확한 포도는 줄기를 제거된 후 알알이 으깨집니다. 포도 알의 당분과 알코올 발효를 위한 효모가 잘 섞이도록 하는 사전 작업입니다. 으깨진 포도는 오크 또는 스틸 재질의 발효조에 들어가 발효됩니다. 레드와인은 28~32°C에서 발효(1차 발효)되며 와인 스타일에 따라 1~4주정도의 기간(침용 추출)을 거칩니다. 이 과정에서 당분이 알코올로 변합니다.

알코올 발효를 마친 후 바로 얻는 포도주(Jus de Goutte)는 색이 옅고 탄닌이 적은 반면 즙을 내기 위해 압착한 포도주(Jus de Press)는 진하고 탄닌이 강하겠죠. 두 포도주는 도수와 산도를 분석한 뒤 혼합돼 젖산 발효(2차 발효)에 들어갑니다. 젖산 발효를 하는 이유는 시큼하고 강한 사과산을 젖산으로 변화시켜 부드럽고 안정적인 와인을 얻기 위해서예요. 발효 기간은 짧으면 2주에서 길면 2달까지 진행됩니다.

발효를 마친 포도주는 여러 번의 정제를 통해 깨끗한 와인으로 걸러집니다. 이후 새로운 오크통 혹은 스테인레스 통에서 숙성되는데요. 숙성 과정에서 숙성 통의 재질과 기간, 방법 등에 따라 각기 다른 스타일의 레드와인으로 변한답니다.

오크통에서 숙성하는 와인 [자료=픽사베이]

■ 숙성 중 변신하는 레드와인..통 재질에 따른 맛과 향

같은 양조 과정을 통해서 탄생한 레드와인이 다른 숙성 과정을 거치면 특유의 맛과 향이 달라집니다. 우선 산도는 천천히 줄어드는 성분입니다. 오래 숙성할수록 알코올과 결합하거나 침전해 산도가 약해지겠죠. 색상 또한 변하는데요. 붉은 루비를 연상케 하는 초기 레드와인 색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타닌과 결합해 사라지면서 오렌지 빛을 입어갑니다.

마찬가지로 탄닌 역시 줄어듭니다. 탄닌이 줄면서 떫은 정도가 약해진다는 말입니다. 탄닌은 와인의 구조를 형성하면서 일종의 방부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와인을 더욱 오래 보존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다만 와인의 산화를 방지하고 장기 보관하기 위해서는 항산화제 등 농도를 수시로 점검해 일정 수준을 유지해야 합니다.

스테인레스통에서 숙성하는 와인 [자료=픽사베이]

맛과 향의 경우 숙성하는 통에 따라 달라집니다. 스테인레스통에서 숙성된 포도주는 포도 본연의 향이 더 두드러지도록 숙성됩니다. 반면 오크통에 숙성하는 포도주는 바닐라 향이나 스모크 향, 향신료의 맛을 입을 수 있습니다. 고급 와인의 경우 프랑스 산 오크통에서 숙성해 묵직한 스모키 향이나 바닐라 향을 극대화시킨다고 합니다. 숙성을 마친 포도주는 병에 담겨 한 병의 와인으로 완성됩니다.

레드와인 한 잔이 탄생하는데 참 기나긴 시간과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네요. 그런데 화이트와인은 조금 다릅니다. 오히려 간단해보일 수도 있겠군요. 다음 시간에는 화이트와인과 스파클링와인의 양조과정을 따라가 볼게요. 과연 적포도가 화이트와인이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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