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보험업계의 특허 경쟁이 올해도 손해보험사 중심으로 이뤄지는 모양새다. 펫보험과 건강보험 특약을 앞세운 손보사의 배타적사용권 획득 건수 벌써 작년 연간 기록을 따라잡았다.

생명보험사들도 제3보험 위주로 특허를 늘려가고 있지만 손보사와 비교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생보사의 보장영역이 사람과 치료에 한정돼 있고 위험률데이터도 부족한 영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손해보험사들이 작년보다 활발한 신상품 개발 활동을 통해 3분기가지 29건의 배타적사용권을 확보했다. (이미지=연합뉴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사들은 3분기까지 총 29건의 배타적사용권을 확보했다. 작년 기록인 23건을 추월한 것이다. 손해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에 8건이 접수돼 있는 만큼 연간 획득 건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생보사가 획득한 배타적사용권은 9건에 머물렀다. 제3보험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지만 보장영역 한계와 데이터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부진하는 모습이다.

배타적사용권이란 새로운 보험 상품이나 서비스를 일정 기간 동안 독점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를 통해 결정되며 지난 7월부터 인정 기간이 최대 18개월로 연장됐다.

배타적사용권 획득에 가장 활발하게 나서고 있는 보험사는 DB손해보험이다. DB손보는 지난달 말까지 11건을 확보한 상태다. 손보업계에서는 흥국화재와 KB손해보험이 4건씩 획득하면서 뒤를 이었다. 삼성화재와 하나손해보험도 각각 2건의 배타적사용권을 부여받았다.

생명보험업계에서는 한화생명이 6건을 획득하면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외에는 신한라이프와 흥국생명, DB생명이 1건씩 부여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생보업계의 총 획득 건수는 손보업계 대비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건강보험을 비롯한 제3보험 비중 확대에 나섰음에도 상품 개발 활동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생보사들이 건강보험에 대한 위험률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신상품을 개발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 생보업계 관계자는 “위험률 데이터가 세부적으로 축적돼 있어야 유리한데 아직 손보사에 비하면 부족하다”라며 “건강보험 데이터가 풍부해 진다면 다양한 특약을 새롭게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손보사에 비해 보장영역이 제한돼 있다는 점도 생보사의 배타적사용권 신청을 위축시킨 배경으로 꼽혔다. 실제로 손보사들은 펫보험 상품과 변호사 선임비, 지하철 지연, 치매환자 실종 피해 보장 등 다양한 영역에서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반면 생보사들의 특허는 연금이나 진단·치료 영역에 머물렀다.

생보업계 다른 관계자는 “생보사가 주로 판매하는 인보험은 다양한 재산상 손해를 보상하는 손해보험에 비해 보장 영역이 한정된다”며 “이로 인해 새로운 담보를 발굴하는 활동도 상대적으로 더 제한적인 상황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