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한화솔루션이 미국발 정책 변수에 휘청이고 있다.

美 상원은 16일(현지시각) 태양광·풍력 세액공제를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초안을 공개했다. 이에 한화솔루션 주가는 17일 9% 급락한 데 이어 18일에도 3만2000원선에서 추가 하락세를 보였다. 이재명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 모멘텀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정책 리스크 영향력이 더 컸다.

한화큐셀 미국 캘리포니아 비컨 카운티 태양광 발전소(사진=한화솔루션)

한화솔루션, 미국발 악재에 실적·투심 동반 위축

미국 상원 재무위원회는 16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대규모 감세·지출 법안 수정안을 공개하며 2028년까지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세액공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을 내놨다.

상원안은 2026년 세액공제를 60%, 2027년 20%로 축소한 뒤 2028년 완전 폐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반면 원자력·수력·지열 발전에 대한 세액공제는 2036년까지 연장된다.

이 소식이 전해진 17일 한화솔루션 주가는 9% 가까이 폭락했고, SK이터닉스(-7.08%), HD현대에너지솔루션(-4.60%), OCI홀딩스(-5.84%) 등 주요 재생에너지주도 줄줄이 약세를 기록했다.

미국 태양광 패널 제조사 선런, 인버터 업체 인페이즈에너지 등도 뉴욕증시 시간외 거래에서 16~28% 폭락하는 등 글로벌 태양광 업계 전반이 흔들렸다.

한화솔루션은 최근 미국 주택용 태양광 사업 성장에 힘입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아 세액공제 축소 시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회사는 미국에서 받는 세제혜택이 연간 5000억~6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보조금 축소는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정책 변수에 따른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하다"며 "최종안이 7월 중 처리될 때까지 주가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한다.

서울 장교동 한화솔루션 사옥 (사진=한화솔루션)

이재명發 재생에너지 정책 훈풍..국내 시장엔 모멘텀

이재명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한화솔루션 등 태양광주에 긍정적 모멘텀을 제공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기후에너지부' 신설, RE100 산업단지 조성, 농가 태양광 확대 등 재생에너지 중심 사회 전환을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웠다.

이달 초 한화솔루션 주가는 정책 기대감에 23% 가까이 급등, 3만825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정부의 인허가 간소화, 제도적 지원 강화 등도 업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국민 여론조사에서도 90% 이상이 재생에너지 확대에 찬성하는 등 사회적 공감대가 뚜렷하다.

하지만 글로벌 정책 리스크 앞에 국내 정책 훈풍도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한화솔루션이 미국 현지 생산 확대, 밸류체인 내재화, 비즈니스 다각화 등으로 중장기 경쟁력을 키운다면 '만년 유망주'에서 글로벌 태양광 리더로 도약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실제로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대여사업(TPO), 발전소 설계·조달·건설(EPC) 등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에 집중하며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당분간 한화솔루션의 주가 흐름은 미국 세액공제 최종안 처리와 국내 정책 실행력, 그리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변동성이 불가피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국내외 정책 모멘텀과 사업 다각화, 기술 혁신이 결실을 맺을 경우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