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삼성전자가 내부 보안과 생산성 강화를 위해 AI 코딩 어시스턴트 ‘클라인’ 도입과 ‘AI 생산성 혁신 그룹’ 신설에 나섰다. 반면 글로벌 IT 공룡들은 클라우드와 AI 생태계 확장에 주력하며 각기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사내게시판을 통해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임직원을 대상으로 오픈소스 기반 AI 코딩 어시스턴트 클라인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다.
클라인은 “로그인 기능을 만들어 줘”와 같은 자연어 명령만으로 코드 작성부터 수정, 테스트 생성까지 자동화할 수 있는 AI 코딩 에이전트다. 단순 반복 작업은 물론, 복잡한 소프트웨어 개발까지 지원해 개발자 생산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이 오픈소스 도구를 사내 보안 환경에 맞게 맞춤화해 외부 AI 서비스 사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데이터 유출 우려를 원천 차단했다.
베타 서비스는 이달 말까지 운영되며 현장 피드백을 반영해 빠르면 다음 달부터 정식 도입될 예정이다.
■ 글로벌 IT기업과 다른 길, ‘삼성식 AI 혁신’ 실험
삼성전자는 단순히 AI 도구를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DX 부문에 ‘AI 생산성 혁신 그룹’을 신설해 AI 기반 업무 혁신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맡겼다.
그룹은 전사 AI 인프라와 시스템 구축, AI 활용 실행 지원, 우수 사례 확산 등 삼성의 AI 생산성 혁신을 이끄는 핵심 조직이다. 각 사업부에는 ‘AI 생산성 혁신 사무국’도 별도로 설치해 현장 단위의 AI 과제 발굴과 실행을 주도한다.
이처럼 ‘컨트롤타워-실행조직’ 이중 구조는 글로벌 기업들의 대규모 연구조직과 형태가 다르다. 현장 밀착형 혁신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 환경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IT 공룡들은 AI 경쟁의 무게중심을 클라우드와 생태계로 옮기고 있다.
MS는 OpenAI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Copilot, Azure AI 등 생산성 툴에 AI를 깊이 통합하고 구글은 DeepMind와 AI Studio, Gemini API 등 연구와 상용화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아마존도 AWS 내에 ‘에이전틱 AI’ 전담 그룹을 신설해 AI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 혁신에 집중한다. 이들 기업은 방대한 데이터와 인프라를 바탕으로 글로벌 AI 생태계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전략이 데이터 주권과 산업기밀 보호 등 국내 기업의 현실적 요구와 맞닿아 있다고 평가한다. 자체 최적화된 오픈소스 AI 도입으로 비용 효율성과 신속한 현장 적용도 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AI 코딩 어시스턴트 도입은 단순한 개발 효율화가 아니라, 조직문화와 보안 체계까지 바꾸는 혁신”이라며 “글로벌 빅테크와는 다른 ‘삼성식 AI 혁신 모델’이 국내외 IT업계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