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마트 가보니] '지원금 특수'에 젊은층도 장보기 가세..비축물량 조기소진

김수은 기자 승인 2020.06.01 17:46 의견 0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도신로 영등포농협 하나로마트에서 마스크를 쓴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 월요일 이른 시간인데도 다양한 상품들이 빼곡히 쌓여 있다. (자료=김수은 기자)

[한국정경신문=김수은 기자]  “화장지 여기 있는 것 말고 더 없나요?” “매실청 담글 건데 이것밖에 없어요?” (소비자 A씨)

“재난지원금이 풀린 후 일 매출이 400~500만원 올랐고 주문량도 30~40% 늘었어요” (서울 시내 하나로마트 점장) 

정부의 긴급 재난지원금이 서울 시내 유통 현장에서 곳곳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된 다른 대형마트들은 한산한 모습이다.

한시적인 지원은 '단비'에 그칠 뿐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대세다. 하지만 코로나 19 탓에 수입이 줄은 서민들이나 매달 적자에 시달리던 업체들에겐 일단 반가운 변화가 찾아 온 셈이다. 

농협유통 이수열 홍보실장은 “바이러스 발생 직후 공적 마스크 판매처로 지정됐을 때는 매출 상승 효과를 거둘 수 없었지만 재난지원금 사용이 본격화된 이후 전년대비 매출이 5% 늘었다”고 전했다.

특히 “예전에는 50~60대 이상의 소비자가 많았는데 젊은 층이 유입되기 시작했고 축산물 중심으로 거의 모든 품목 매출이 상승했다”고 소개했다.

■ 오전 진열 상품 이전보다 빠르게 판매, 직원들 채워 넣기 바빠 

지난 5월 말부터 수도권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도 재난지원금 사용처로 지정된 하나로마트에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된 다른 대형마트들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실제로 1일 기자가 찾은 서울 영등포구 도신로 농협 하나로마트의 경우 '긴급 재난지원금'이 풀린 후 갈수록 활기를 되찾고 있다. 당일 오전에 진열한 상품이 이전보다 빠르게 판매되고 창고에 비축해둔 물량도 급속도로 소진되고 있다.

서울 영등포농협 하나로마트에서는 소비자들이 여기저기서 모자란 제품을 찾는 가운데 직원들은 매장과 창고를 오가며 상품을 채워 넣기 바쁘다.

이날 오전 시간부터 마트에는 장을 보러 나온 소비자들로 붐볐다. 소비자들은 그동안 비싼 가격 때문에 평소에 잘 구입하지 않았던 한우 등심, 삼겹살, 고가 과일 도 장바구니에 넉넉하게 담는다.

영등포농협 하나로마트 신만석 점장은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의 육우보다 등급 높은 구이용 한우를, 일반 품종보다 고가의 쌀과 과일, 고품질 생활용품 등을 선택한다”며 “재난지원금이 풀린 후 일 매출이 400~500만원 올랐고 주문량도 30~40% 늘었다”고 말했다.

■ "'지원금 특수' 끝나는 8월말 이후 중단기 대책 보완 필요"

지난달 27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은 식료품과 생활용품 등을 구입하기 위해 찾아온 소비자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재난지원금 신청 후 첫 주말인 지난달 16일부터 17일 농협 하나로마트 전체 매출은 전년대비 36% 늘었다. 이후에도 매출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양재점에서 축산물 판매 담당 직원은 “재난지원금 사용이 시작된 이후 한우와 삼겹살을 찾는 소비자들이 평소보다 2~3배 늘었다”며 “불고기와 국거리용 쇠고기뿐만 아니라 가격이 높은 안심과 등심도 인기”라고 전했다.

코로나19 발생 직후에는 생활용품과 라면 중심으로 수요가 늘었으나 재난지원금 신청 이후에는 축산물과 신선 농산물, 잡곡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 한 명당 구입 품목도 다양해지고 평균 매입액과 수량도 늘었다.

아침 일찍 장보기에 나섰다는 한 30대 주부는 “지원금을 받은 이후에는 가격이 비싸서 구입하기 망설였던 한우나 삼겹살, 찹쌀, 생선회 등을 장바구니에 담게 된다”며 “장보는 횟수도 늘어나 지출이 증가했지만 생활의 여유가 생겼다”며 웃어 보였다.

최근 매출 상승세가 나타난 것은 긴급 재난지원금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코로나19 이후 위축된 소비자 심리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77.6으로 전월 대비 6.8p 상승했다.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2월부터 4월 연속 내림세를 보이다가 넉 달 만에 반등한 것이다.

마트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사용기한이 끝나는 8월 말까지 이러한 특수 분위기는 지속될 전망"이라며 "다만, 위축된 소비심리와 경기 회복을 본격적으로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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