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가 일으킨 나비효과..티빙, 웨이브 누르고 토종 OTT '1등'

이상훈 기자 승인 2022.07.25 07:18 | 최종 수정 2022.07.25 07:44 의견 0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포스터. [자료=KT스튜디오지니]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률이 증가하고 있는 화제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가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의 파란을 불러왔다. 우영우가 큰 인기를 끌면서 KT가 OTT 플랫폼 시즌(seezn)을 CJ ENM이 합병하기로 결정해 국내 최대 OTT 플랫폼인 웨이브를 제치게 됐기 때문이다. 그간 넷플릭스를 제외하면 국내 최대 OTT 플랫폼의 자리는 수 년간 웨이브의 것이었는데 이제 그 자리를 티빙에 내주게 됐다.

우영우를 제작한 곳, 그러니까 우영우의 흥행으로 '재미'를 본 곳은 크게 3군데다. 콘텐츠 제작사 에이스토리와 KT스튜디오지니, 그리고 낭만크루가 그 3곳이다. 실질적인 드라마 제작은 에이스토리가 맡았지만 KT가 지난해 초 콘텐츠에 본격적으로 투자하면서 설립한 KT스튜디오지니가 우영우에 투자하며 소위 '대박'을 친 셈이다. 때문에 우영우의 실시간 방송은 KT 그룹의 계열사 ENA(구 스카이TV)에서만 시청할 수 있으며, 이후에는 KT의 OTT 플랫폼인 시즌과 넷플릭스에서만 가능하다.

본래 ENA는 2003년 스카이HD(SkyHD)로 개국한 스카이라이프종합 드라마·오락 채널이지만 자체 제작 히트작이 많지 않아 존재감은 미미했다. 이후 2007년 채널명이 'HDONE'으로 변경됐고 뒤이어 '채널N', 'skyDrama', 'SKY'로 변경된 후 올해 4월 ENA로 리브랜딩됐다. 사실 IPTV별로 ENA 채널이 몇 번인지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지만 우영우가 흥행하면서 ENA 채널에서 실시간 시청하는 이들이 급증한 것이다.

우영우 드라마 한 편의 성공으로 KT스튜디오지니가 지분 35.97%를 보유한 자회사 지니뮤직, ENA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KT스카이라이프의 주가도 폭등했다. 특히 ENA 채널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IPTV에서 몇 번 채널인지조차 낯설었지만 우영우가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률이 상승해 현재 드라마가 중반까지 방영된 현재 시청률 13.9%를 돌파했다. 상당수의 시청자가 넷플릭스를 통해 시청했음을 감안하면 전국 시청률 13% 돌파는 무척 고무적인 수치라 할 수 있다.

KT스튜디오지니는 내년까지 총 24개의 오리지널 드라마를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예정된 작품은 서스펜스 스릴러 '종이달'과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가우스전자’, 유튜브 콘텐츠 기반의 ‘신병’ 등이 있다.

우영우의 흥행이 연일 화제가 되는 사이, KT와 CJ ENM은 자사의 OTT 플랫폼인 시즌과 티빙을 통합한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티빙이 시즌을 흡수 합병하는 방식으로 올해 12월 1일 통합한다. KT스튜디오지니가 합병법인의 지분을 취득해 3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이로써 티빙은 웨이브에 이어 '만년 2위'였던 국내 OTT 순위에서 마침내 웨이브를 제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CJ ENM은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으며, 양사의 유망 콘텐츠를 올레tv와 티빙, 그리고 계열사의 여러 TV 채널에 함께 내보내 콘텐츠 영향력을 높일 계획이다. 나아가 향후 IPTV 셋톱박스와 KT에서 판매하는 스마트폰에 티빙 앱도 선탑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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