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전운 감도는 이촌 한강맨션..삼성물산 vs GS건설, 조합원 표심은?

"인근 LG한강자이 평가 좋아 자이 브랜드 선호도 높아"
"구체적 제안보고 결정..이촌동 프리미엄 단지 기대"

송정은 기자 승인 2021.09.14 07:31 | 최종 수정 2022.01.10 16:01 의견 0
올 하반기 서울 강북권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꼽히는 이촌동 한강맨션이 추석을 전후해 재건축사업인가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송정은 기자]

[한국정경신문=송정은 기자] 올 하반기 서울 강북권 재건축 사업 중 최대어로 꼽히는 이촌동 '한강맨션' 아파트가 추석을 전후해서 재건축 사업시행인가가 날 것이 유력시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물산과 GS건설이 서울의 대표적 부촌인 이촌동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수주전을 예고하고 있어 전운이 감돌고 있다.

■ 백사장 위에 세워진 상징적 부촌 '한강맨션’..50여 년 만에 재건축 눈앞

이촌동의 ‘한강맨션’은 올해로 준공 50년이 지난 아파트지만 여전히 20~30억원 대에 거래되고 있는 서울지역 최고가 아파트 중 하나이다.

1960년대만 해도 백사장이었던 이 지역은 1962년 택지개발사업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고급 아파트 촌으로 조성되기 시작했다.

한강맨션은 1971년 입주를 시작해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최대 55평형까지 들어섰으며 1970년대 당시 정재계 고위층 관계자와 인기 연예인이 거주하는 호화 아파트로 이름을 날렸다.

한강맨션 인근 부동산에 '한강맨션/재건축 투자상담'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송정은 기자]

13일 한강맨션 인근의 한 부동산중개사무소 대표 A씨는 "70년대 한강맨션의 성공적인 분양을 시작으로 호화 아파트 건축 바람이 불기도 했다"며 "강남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전까지는 그야말로 서울에서 손꼽히는 부촌 아파트가 바로 이곳 한강맨션이었다"고 말했다.

준공 50년이 지난 한강맨션은 현재 용산구 이촌동 300-23번지에 위치했으며 대지면적은 8만4262m2, 총 660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용적률을 101%로 상당히 낮은 편이며 총 23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재건축이 이뤄지면 총 1441가구로 거주 단지 수가 늘어날 전망이다.

■ 탄력 받은 재건축사업..업계 선두권 삼성물산-GS건설, 수주전 뛰어들어

한강맨션이 재건축추진위원회를 구성한 것은 지난 2003년이지만 주민 간의 갈등으로 인해 조합설립인가가 늦어졌다. 한강맨션의 조합설립인가가 난 것은 14년이 지난 2017년이었다.

인터뷰에 응한 부동산중개사무소 대표 A씨는 "단지 내 어린이 놀이터에 대한 공유지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난항을 겪었었다"며 "지난 해 놀이터의 현 소유주가 지분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소공원 설치계획 심의를 통과해 재건축 추진을 위한 걸림돌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한강변 아파트 재건축 시 층고제한 규정 폐지도 호재다.

한강변과 맞닿은 한강맨션 단지. 최근 서울시의 서울시내 아파트 재건축 시 층고제한 폐지에 힘입어 재건축 이후 최대 50층 높이까지 지어질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사진=송정은 기자]

서울시의 최근 규제 폐지로 한강맨션 재건축이후 한강에 맞닿은 단지는 최대 50층의 초고층 아파트로 지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조합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한강맨션 재건축 수주전은 사실상 '시공능력 1위' 삼성물산과 '전통의 재건축 강자' GS건설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9년 현장사업설명회에도 등장하며 한강맨션 수주에 대한 의지를 밝혔고 지난 6월에는 카카오톡에 '톡톡 래미안 한강맨션' 채널을 개시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현재 한강맨션 입찰 참여를 준비 중이며 최고의 단지에 걸맞은 최고의 상품을 제공할 것이다"며 "래미안의 초고층 시공 노하우와 최신 스마트홈 기술 등을 총동원해 최고의 걸작으로 만들 계획이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이 수주에 성공하면 인근 '래미안 첼리투스(3개 동, 460가구)'와 함께 두 단지를 연계한 프리미엄 래미안 단지 조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한강맨션 인근에 위치한 삼성물산의 '래미안 첼리투스'의 모습 [사진=송정은 기자]

GS건설 역시 자사의 ‘자이(Xi)'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워 이촌동 지역의 터주대감 입지를 확고히 하고자 한다.

GS건설도 카카오톡에 '한강맨션 자이채널'을 오픈하며 수주전을 앞두고 물밑작업에 들어갔다.

GS건설 관계자는 "GS건설은 이촌 한강맨션 재건축사업을 적극적으로 수주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한강맨션은 동부 이촌동의 랜드마크 단지 중 하나로 꼽히는 LG한강자이와 인접해 있어 한강맨션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되는 것은 향후 이촌동 일대를 하나의 자이 브랜드 타운으로 조성하기 위한 첫 걸음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강맨션 인근의 LG한강자이는 GS건설의 전신인 LG건설이 2002년 자이 브랜드를 론칭한 이후 지은 아파트로 펜트하우스의 시초로 꼽히는 아파트 단지다.

GS건설이 수주에 성공하면 인근 LG한강자이와 함께 2000세대의 대규모 ‘자이타운’ 형성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촌 한강맨션 한 단지 너머로 인근 LG한강자이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송정은 기자]

인근 부동산업체 한 관계자는 "워낙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보니 수주전을 앞두고 특별히 양 사를 비교하면서 목소리를 내거나 하는 움직임은 적다"며 "그래도 인근의 래미안 첼리스트와 LG한강자이를 비교하며 어느 브랜드가 더 나을지 예측하는 조합원들도 있다. 조합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LG한강자이에 대한 평가가 더 좋아서 재건축 시 자이 브랜드가 더 낫지 않겠냐는 견해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업체 관계자는 "양 사의 구체적인 사업 제안이 나와 봐야 알겠지만 시공능력평가 1위이자 가장 선호도 높은 래미안 브랜드를 달기 원하는 조합원들도 상당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강변 층고 제한 규제도 풀리기에 고층 아파트 단지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또 현재 55평형 대 거주자들에게는 추가부담금 없이 70평형 대 단지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어떤 시공사가 선정되든 서울의 대표적 부촌인 이촌동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아파트 단지를 지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물산과 GS건설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업 제안 내용을 묻는 질문에 "아직 사업시행인가 전이라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이촌 한강맨션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후 제안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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