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억울해 긁는' 보복소비에 카드사 실적 꽃 폈지만.."수수료 더 내리랄까 걱정"

카드승인 52억건·승인액 224조원..3.3%·8.7%↑
거리두기 완화·보복소비 효과.."억울해서 긁어"
업계 "수수료 재산정 논의 코앞..인하 명분 우려"

이정화 기자 승인 2021.04.30 11:52 의견 0
[자료=게티이미지뱅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보복소비 효과로 카드 소비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카드사들은 호실적을 거뒀지만 막상 가맹점수수료 재산정 논의를 코 앞에 두고 수수료 인하의 명분이 될까 맘 편히 웃지 못하는 분위기다.

3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전체 카드 승인 건수는 52억건, 승인금액은 224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닥 각각 3.3%, 8.7% 오른 수치다.

이같은 승인금액 증가는 그간 코로나19 장기화로 억눌렸던 '보복소비'가 분출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이밖에도 ▲작년 1분기 부진한 승인실적에 따른 기저효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완화에 따른 소비 회복세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렇다보니 소비 회복세는 업종별로 온도 차를 보였다.

온라인과 비대면 소비가 늘고 거리두기 완화와 자동차 등 내구재 판매 호조에 힙입어 도매·소매업은 지난해보다 18.8%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학원 휴업 등의 기저효과로 교육서비스업 승인액도 19.9% 늘었다.

반면 운수업, 숙박업, 음식점업 등은 얼어붙은 모습이다. 교통수단(항공·철도·버스 등) 이용 감소로 운수업은 전년동기보다 34.8% 줄었다. 여행·이동과 사적 모임 자제 등으로 숙박·음식점업도 11.9% 내려갔다. 여행 관련 매출 부진으로 사업시설관리와 사업지원 서비스업 또한 19.3% 감소했다.

소비자들은 이같은 카드결제 추이에 "지난달 배달앱에만 처음으로 20만원 넘게 썼더라", "바깥에서 돈 안 쓰는 대신 안에서 두 배로 카드 긁었다", "코로나 때문에 여행도 못가고 스트레스 받으니까 보상받고 싶어서 쓰는 느낌", "이런걸 보복소비라고 하는구나 나 장난아니게 했네" 등 여러 반응을 쏟아냈다.

2021년 1분기 카드 승인실적 추이 [자료=여신금융협회]

코로나발 보복소비 폭발로 카드 승인금액이 늘고 카드사들의 장사도 제법 잘 된 모습이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신한·KB국민·하나·우리) 계열 카드사의 올 1분기 순이익은 454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57.2% 급증했다.

특히 하나카드가 순이익 725억원으로 전년대비 139.4% 늘어 가장 높은 실적 증가폭을 거뒀다.

이어 ▲KB국민카드 1415억원(72.4%↑) ▲우리카드 720억원(41.2%↑) ▲신한카드 1681억원(32.8%↑) ▲삼성카드 1384억원(23.4%↑) 순으로 증가폭이 높다.

이같은 실적 선방에도 카드사들은 웬일인지 웃지 못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늘어난 보복소비와 마케팅 비용 절감, 자동차할부금융, 리스 등 사업 다각화가 실적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며 "카드사들은 올해도 마케팅 비용 절감으로 수익방어에 힘 쓸 것으로 예상되고 이마저도 저축된 비용이라 긍정적인 수익이라 해석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카드 승인금액 상승이 이익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았다"며 "매년 물가가 상승하고 서비스나 물품 가격도 오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승인금액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잇따른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더이상 카드결제액이나 결제건수가 이익을 담보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금융당국이 다음달 중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 논의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카드사들의 하소연도 늘어만 간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 승인액이 증가하고 카드사 실적도 개선세를 보이면서 외부에서는 '카드사 이익 많이 난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며 "막상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수수료 이익이 원가를 밑도는 역마진 현상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수수료 책정은 지켜봐야 알겠지만 온·오프라인 쇼핑이 이처럼 활기를 띠고 결제 건수가 늘었다는 건 건 소비 심리가 진작됐다는 지표기 때문에 카드사에도 긍정적인 일"며 "다만 코로나 재유행 조짐이 다시금 나타나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라곤 확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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