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현대제철이 고급 철스크랩에 1700억원을 베팅하며 ‘전기로 전환’과 탄소저감 전략에 본격 시동을 건다.

다니엘리 센트로 리사이클링이 제공한 슈레더 설비 사진(본 이미지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본 투자와 관련 없음)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은 철스크랩 가공설비인 '슈레더'설비 도입 등 저탄소 원료 고도화에 오는 2032년까지 총 1700억원을 투자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투자에는 슈레더 설비 신규 도입과 함께 포항공장 및 당진제철소 철스크랩 선별 라인 구축 등이 포함된다.

슈레더는 폐자동차·가전제품·폐건설자재 등에서 회수된 철스크랩을 고속 회전하는 해머로 파쇄해 불순물을 제거하는 설비다. 슈레더로 가공된 철스크랩은 철 함유량 및 균질도가 높은 고급 철스크랩인 '슈레디드 스크랩'으로 불린다

현대제철은 우선 220억원을 들여 경기 남부에 첫 슈레더 라인을 깐다. 파쇄·선별·정제 설비를 한 번에 구축해 노폐 스크랩을 고급 스크랩으로 바꾸는 공정을 만든다.

이번에 도입하는 경기 남부권 원료 고도화 설비는 2027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가 2028년 가동한다.

슈레더는 폐차나 폐가전, 폐건설자재에서 나온 철스크랩을 잘게 부수고 불순물을 빼는 장비다. 여기서 나온 ‘슈레디드 스크랩’은 철 함량과 품질이 높은 고급 스크랩으로 분류된다.​

철강업계는 전기로 비중을 키우면서 고급 스크랩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기로는 고로보다 탄소 배출이 크게 적지만 국내 스크랩 자급률이 80~90% 수준이라 수급 불안이 계속된다.​

현대제철은 생철뿐 아니라 노폐 스크랩도 고급화해 부족분을 메우겠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슈레더 운영사와 협력사 투자 지원을 이어가며 2050년 넷제로를 향한 전기로·고로 복합 공정 전환과 수소 활용 로드맵을 추진 중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철스크랩 사용 확대를 위한 스크랩 가공 효율화 및 고품질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협력사와의 상생 모델을 통한 탄소중립 체제 전환 기반 구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