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현대글로비스가 중고차 플랫폼 오토벨을 국내 거래 채널에서 글로벌 수출망으로 키우고 있다. 국내 매매단지와 경매장에 흩어졌던 물량을 한 시스템으로 모아 국가·차종별 수요에 맞춰 ‘골라 파는’ 구조를 만드는 게 골자다
현대글로비스는 중고차 플랫폼 오토벨을 기반으로 시화·분당·양산·인천 4개 경매장과 인천 수출센터, 자사 완성차 운반선을 잇는 중고차 수출망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현대글로비스)
현대글로비스는 중고차 플랫폼 오토벨을 기반으로 시화·분당·양산·인천 4개 경매장과 인천 수출센터, 자사 완성차 운반선을 잇는 중고차 수출망을 운영하고 있다. 각국 네트워크를 통해 중남미·동유럽·러시아·아프리카 등지에 한국산 중고차를 공급하고 있다.
8일 회사에 따르면 2001년 이후 중고차 경매 누적 취급 물량은 150만대를 넘어섰다. 현재 4개 경매장에서 주당 2000대 이상·연간 10만대가 넘는 차량이 거래되고 있다.
■ 국내 플랫폼에서 글로벌 유통망으로
현대글로비스의 중고차 사업은 2001년 경매 사업에서 출발했다. 회사는 경매·물류 과정에서 쌓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2022년 1월 온라인 통합 플랫폼 오토벨을 론칭해 내 차 팔기·사기, 경매, 시세 조회 기능을 한 화면에 묶었다.
여기서 확보한 물량과 정보를 수출용으로 골라 오토벨 글로벌, 인천 수출센터, 해운 네트워크와 연계해 글로벌 판매망으로 확장한 구조다.
오토벨 글로벌은 해외 바이어와 국내 수출업자를 온라인으로 잇는 창구 역할을 한다. 해외 바이어는 플랫폼에서 한국 중고차 매물을 검색·조회하고 견적을 요청하고 국내 수출업자는 경매·매입으로 확보한 차량을 올려 상담·계약을 진행한다.
개별 인맥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시스템 안에서 국가·차급·가격대가 맞는 수요를 찾도록 하면서 거래 효율과 가격 투명성을 끌어올렸다.
현대글로비스 ‘오토벨 내차팔기’ 컨설턴트가 고객들에게 차량 상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현대글로비스)
■ 중남미·동유럽으로 번지는 K-중고차 수요
최근 수요가 가장 빠르게 늘고 있는 지역은 중남미와 동유럽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중남미에서는 국산 준중형·중형 SUV, 동유럽에서는 국산 SUV와 독일 3사 디젤 세단 중심으로 한국산 중고차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수요도 지역을 넓히며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중고차 수출이 2025년 80만대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는 전년 대비 27% 이상 증가로 성가파른 성장세다.
러시아·CIS에서는 신차 공급 제약으로 한국산 중고차 수요가 크게 늘었다. 일부 아프리카 시장에서도 경기 회복과 함께 거래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중남미에서는 비포장 도로가 많아 투싼·스포티지 같은 준중형 SUV 선호가 두드러지고, 동유럽에서는 국산 중형 SUV와 독일 3사 디젤 세단이 꾸준히 팔리고 있다”며 “러시아·CIS와 일부 아프리카에서도 한국산 중고차 문의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품질 정보 표준화도 경쟁력이다. 현대글로비스는 경매 차량을 108개 항목으로 점검하고 54단계 성능기록지와 360도 이미지를 붙여 유통한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표준화된 정보 덕분에 한 번 쓴 차라도 상태를 믿고 살 수 있다는 인식이 국내외 딜러 사이에 쌓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물류 거점은 시화 경매장과 인천 오토벨 수출센터가 맡는다. 시화에서 추린 수출용 물량이 인천으로 모은다. 이곳에서 검수·상품화·선적 준비를 거쳐 현대글로비스 완성차 운반선을 타고 중동·중남미·동유럽·CIS·아프리카로 나가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오토벨을 “완성차 위주였던 한국차 수출 구조에 중고차 유통을 결합한 새 수익 모델”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