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이랜드리테일의 수익성 개선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정기임원인사에 관심이 쏠린다. 핵심 성장 동력을 재정비하는 중대한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단기간에 총괄 리더십을 교체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이랜드그룹 정기임원인사가 있을 예정이다. 이랜드리테일·킴스클럽 합병이 9월 마무리됐고 이에 따른 인사 배치가 우선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황성윤 이랜드리테일 대표(사진=이랜드그룹)

작년 정기임원인사 핵심은 리테일 부문 리더십 변화였다. 이랜드는 2025년 임원인사에서 황성윤 이랜드이츠 대표를 올해 유통부문 총괄대표를 겸임시키며 리테일 사업 재정비를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이랜드리테일은 4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9월 유통 구조를 효율화하기 위해 이랜드리테일이 이랜드글로벌과 이랜드킴스클럽을 흡수 합병을 진행했다. 법인 통합 과정에서 최적화된 조직 구성과 인력 재배치를 확정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보인다.

황성윤 대표 주도의 유통·외식 시너지를 통한 리테일 체질 개선은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3월 첫 선을 보인 델리바이애슐리 올해 누적 판매량은 1000만개를 돌파했다. 메출도 전년동기대비 6배 성장하며 빠른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식사업부와 유통 채널을 결합한 핵심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그 결과 킴스클럽과 팜앤푸드로 구성된 하이퍼부문 매출은 올해 상반기 4609억원으로 전년 동기 3706억원 대비 24% 뛰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71% 성장했다.

NC베이직을 앞세운 유통형 SPA 시장 공략과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 확장 전략으로 아웃렛 경쟁력 강화도 추진하고 있다.

리테일 부문 전체 수익성 개선은 여전히 더디다. 이랜드월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유통부문 매출은 1조3597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9% 줄었다. 영업손실은 21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 줄였지만 여전히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는 내년에도 황성윤 대표 주도 리테일 부문 체질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합병된 법인의 운영 효율성 극대화와 시너지 본격화를 위해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파격 인사를 단행할 때는 인사 시기를 앞당겼던 이랜드그룹 기조를 고려하면 리더십 변동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5년간 이랜드그룹 인사 기조를 살펴보면 그룹의 대규모 변화나 전략적 결단이 필요할 때 시기를 앞당겨 인사를 단행했다.

실제로 2021년 7월 황성윤 이랜드이츠 대표를 선임하며 40대 CEO를 전진배치하는 파격 인사를 선보였다. 2024년에는 9월 황 대표를 유통부문 총괄대표로 선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황성윤 대표는 그룹 내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유통 사업에 접목하는 데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며 “그룹 전략의 연속성을 위해서도 리더십 교체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2026년 정기임원인사 관련해 “아직 정확한 인사 시기가 확정되진 않았다”며 “연말쯤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