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HMR 키워드는 '가시비·4th Meal·BFY'..CJ제일제당, 트렌드 전망

이혜선 기자 승인 2020.03.22 12:24 의견 0
CJ제일제당이 전망한 '2020 HMR 트렌드'. (자료=CJ제일제당)

[한국정경신문=이혜선 기자] 올해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가시비', '4th Meal', 'BFY(Better for You)' 등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식사 해결·구매 방식 등에 영향을 미치며 이 같은 트렌드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22일 '2020 HMR 트렌드 전망'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4400여명 대상 내·외식 메뉴 데이터 22만건과 전국 5000가구 가공식품 구입 기록, 2800여 개의 HMR 신제품 특징 등을 분석한 결과다.

분석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나의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는 서비스나 제품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유통업계의 30분 내 배송 서비스나 새벽 배송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또한 배달 시간마저 아까운 사람들을 위해 배달 메뉴 중심의 테이크 아웃 전문점도 늘고 있다.

이에 올해 핫도그, 카츠류 등 에어프라이어에 최적화된 프라잉 제품이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프라이어는 별다른 조리 과정이 필요 없기 때문에 조리 시간을 개인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어 각광을 받고 있다. CJ제일제당이 4대 도시 4500가구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에어프라이어 보유율은 61%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파우치 죽이나 프리미엄 국물 요리 등의 제품도 소비가 확대될 전망이다. 별다른 조리 없이 데우기만 하면 전문점 수준의 맛 품질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이 전망한 '2020 HMR 트렌드'. (자료=CJ제일제당)

야식이나 간식 같은 '4th Meal'도 주목해야 한다. 지난해 끼니별 섭취 빈도를 살펴보면 아침과 점심은 전년 대비 끼니 수가 감소했으나 저녁과 야식 등은 끼니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등으로 인해 저녁 이후 여유 시간이 늘면서 '아침엔 더 간단히, 저녁엔 더 든든하게'라는 식사 트렌드가 생겨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야식·간식으로 즐길 수 있는 제품의 인기가 예상된다. 먼저 야식으로는 냉동 치킨을 꼽을 수 있다. 야식 메뉴 중 치킨이 선호 1위를 기록했으며 상위 10개 메뉴 중 닭 관련 메뉴가 절반을 차지했다. 또한 닐슨 기준 지난해 냉동 치킨류(닭튀김+너겟류+기타 닭튀김)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8% 성장한 2303억을 기록했다.

간식용으로는 냉동 베이커리류의 성장이 예상된다. 최근 홈 베이킹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관련 검색량이 증가하고 있다. 에어프라이어 연관어로 빵이나 식빵, 딸기잼 등 베이커리 관련 단어 노출 빈도도 늘고 있다. 간식 선호 메뉴도 만쥬, 도넛, 치즈빵, 와플, 파이, 머핀 등 빵류가 대부분이었다.

식품 소재로는 단백질과 채소가 관심을 끌 전망이다. 소비자 식단을 살펴보면 육류나 수산, 달걀, 두부 등 단백질 취식 비중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체질 개선, 근력 향상 등에 대한 니즈로 고단백 식단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균형 잡힌 몸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나타난 '홈트 열풍'과 같은 맥락이다.

단백질 소재 중에서는 수산 식품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수산물은 손질이 번거로워 가정 내에서 직접 조리하기 어려운 품목이지만 HMR 제품이나 배달, 외식 등에서 섭취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생선구이의 섭취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소는 상대적으로 보관이 불편한 점 등 이유로 섭취 비중은 하락했다. 하지만 채식이나 비건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고 영양 균형 차원에서 소비자 관심이 늘고 있다. 밀키트는 손질된 채소가 담겨 있고 이를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어 올해도 성장이 기대된다.

CJ제일제당이 전망한 '2020 HMR 트렌드'. (자료=CJ제일제당)

특히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HMR 3대 트렌드에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서울을 포함한 전국 광역시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이슈에 따른 식소비 변화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식사 해결 방식과 구매 채널, 품목 등에 많은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개학 연기, 재택근무 등 가정 내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직접 조리나 HMR 제품 활용 등 내식의 비중이 커졌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내식 비중은 83.0%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23.5%p(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테이크 아웃과 외식은 각각 4.3%p, 19.1%p 줄었다. 40대와 50대의 내식 비중은 각각 83.6%, 84.6%를 기록하는 등 중장년층의 내식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직접 조리가 늘었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84.2%에 달했고 'HMR 소비가 늘었다'고 응답한 사람도 46.4%를 기록했다. 응답자의 77.5%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된다면 직접 조리를 늘릴 것 같다'고 답변했다. 'HMR을 늘릴 것 같다'는 응답자는 65.4%를 기록하는 등 HMR에 대한 의존도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대면 소비' 추세로 식료품·가공식품 구입처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지난 1월 말 국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온라인 구매 비율은 39.3%를 기록했다.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한 2월 23일 이후 온라인 구매 비율은 44.2%로 4.9%p 늘었다. 특히 배송이 빠른 소셜커머스에서 구매를 늘린 비율이 가장 높았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대형마트 보다는 동네 슈퍼마켓을 찾는 빈도가 늘었다.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이후 가공식품 구입 증가율이 가장 높은 오프라인 채널은 슈퍼마켓·동네 중소형마트(45.8%)였다. 이어 대형마트(37.3%), 창고형 할인마트(14.8%)가 뒤를 이었다.

품목으로는 가정간편식의 구매가 증가했다. 집밥을 대체하면서도 장기 보관이 가능한 생수, 즉석밥, 라면 등과 더불어 국물 요리, 상품 죽, 냉동만두 등 구입이 늘었다. 또한 달걀, 김, 두부·콩나물 등 반찬으로 주로 활용하는 식자재에 대한 구매가 증가했다.

개학 연기 등으로 가정에서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면서 반찬·간식 제품 수요가 늘었다. 정부가 개학 연기를 발표한 지난달 24일 이후 핫도그, 피자, 튀김류, 돈까스 등 에어프라이어를 활용한 간식 HMR 제품과 소시지, 베이컨, 어묵 등 반찬 소재형 제품 구매가 확대됐다.

30대는 주로 '비축용'으로 구매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비축 목적으로 가정간편식을 구매한 30대 비율은 49.6%로 즉시 취식용 비율(46.2%)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40, 50대는 즉시 취식용 구매 경향이 강했다. 또한 가공식품 구입 행태 변화에 대해 '넉넉하게 사두는 편'이라고 응답한 30대는 61.2%를 기록해 42.1%를 기록한 50대와 큰 격차를 보였다.

즉석밥은 평소 30대가 가장 많이 소비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40~50대가 30대보다 구매를 더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보다 구입을 늘렸거나 새롭게 구입한 가정간편식은’이라는 질문에 '상품밥'이라고 응답한 40대와 50대는 각각 11.0%와 11.5%를 기록, 30대(9.2%) 보다 높았다.

CJ제일제당 남성호 트렌드전략팀장은 "경제적·사회적 이슈는 물론 소비자의 생활 방식과 소비 패턴 변화가 식문화 트렌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특히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가정간편식에 대한 취식 경험이 새로 생기거나 늘었고 이는 향후 소비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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