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멘텀 2024] 은행권 미래 먹거리 모색..열쇳말은 ‘플랫폼·AI’

연말 조직개편서 신사업 추진 방향성 제시..AI활용·플랫폼 확장
제휴 통한 플랫폼 사업 확대 시사..임베디드 뱅킹·BaaS 사업 등
AI 활용 금융솔루션 창출..고객 중심 대면-비대면 채널 통합도

윤성균 기자 승인 2024.01.05 07:00 의견 0

세계평화의 모멘텀이 되는 한 해다. 전 세계적으로 30억 명의 인구가 유권자가 되어 선거를 치르는 것이 세계평화와 무관치 않다. 인플레이션은 진정될 것이며 금리인하 예측에 힘이 실린다. 거대 기술기업의 성장은 분야별로 세분화된 AI가 이끌 전망이다. 2024년은 팬데믹과 전쟁 등으로 침체됐던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일 한 해로 기대된다. 침체일로이던 경제 모멘텀이 될 해인만큼 기업들의 새해 기조도 힘차다. 분야별 기업들이 내놓는 2024년 사업 계획과 신년사를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시중은행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디지털 혁신을 추진한다. 지난해까지는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종합금융 플랫폼 구축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올해는 외부 플랫폼과 전략적 제휴를 통한 ‘임베디드 뱅킹’, 인공지능(AI) 기반의 금융솔루션 창출, 대면 채널과의 통합 등 구체적인 실행안이 나왔다.

(왼쪽부터)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자료=각사)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핵심 경영방향 중 하나로 ‘디지털 퍼스트 KB’를 제시했다. 금융이 비대면 채널 중심으로 바뀌는 상황에서 KB 서비스가 고객의 일상 속에 스며 들기 위해서는 강력한 KB만의 금융 플랫폼 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는 구상에서다.

앞서 국민은행은 조직개편을 통해 KB스타뱅킹, KB부동산 등 디지털플랫폼을 담당하는 ‘디지털사업그룹’을 신설했다. 디지털·비대면을 중심으로 금융 생태계가 급속히 전환되는 상황에서 고객의 디지털 접근성과 편의성 향상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다.

특히 외부 플랫폼기업과의 제휴·협업를 염두에 두고 디지털사업그룹 내 ‘임베디드영업본부’를 신설한 것이 눈에 띈다. 임베디드(내장형) 뱅킹은 이미 고객이 확보돼 있는 비금융 서비스에 뱅킹 기능을 결합해 제공하는 방식의 서비스다.

이는 외부 플랫폼과의 제휴는 최소화하고 자사의 모바일뱅킹앱인 KB스타뱅킹 육성에 집중했던 국민은행의 기존 플랫폼 전략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이 행장은 “고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1등 비금융 플랫폼들과의 전략적 제휴 및 금융 서비스 연계를 통한 임베디드 금융 시장을 선점해 나감으로써 빅테크 기업이 부럽지 않은 KB의 금융ᆞ생활 플랫폼 생태계를 완성하고 그 안에서 다양한 고객 경험 제공과 고객 기반 확대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이종산업과 제휴 및 BaaS(서비스형 뱅킹)사업 확장을 위한 ‘신사업제휴추진부’를 신설했다. BaaS도 임베디드 뱅킹과 유사하게 이종산업과 제휴를 통한 뱅킹 서비스의 내재화를 추구하는 사업 모델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달 5일 네이버페이와 ‘금융과 비금융 서비스를 융합한 데이터 연계사업 추진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네이버페이 등 플랫폼 업체와 제휴를 맺고 금융과 플랫폼 서비스를 연계한 혁신 상품 개발과 공동 마케팅 등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우리에프아이에스에 위탁해 오던 IT개발·운영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체제로 개편하는 IT 거버넌스 개편을 추진 중이기도 하다.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해 IT 역량의 내재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신년사에서 “1월 초 IT 거버넌스 개편 이후 빠른 안정화를 이루고 비즈-IT 협업 등 개편 효과를 본격화해야 한다”며 “올 하반기 예정인 유니버설 뱅킹앱(New WON)의 완성도 높은 성공적 출범을 위해 역량을 집중해 차별화된 디지털 서비스와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AI를 사업 전략에 본격적으로 접목시킨다. 향후 AI가 데이터 기반의 금융솔루션을 창출하고 업무 자동화에 기여하는 등 중요성이 높아질 것을 염두에 두고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디지털솔루션 그룹 내 ‘AI연구소’를 신설했다.

신한은행의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은 개인, 기업 등 각 사업영역으로 구분해 운영하던 조직을 데이터 기반의 솔루션 조직으로 재편한 것이다. 각 사업부문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연결해 ‘고객중심’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인데 이 과정에서 AI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신년사에서 “복잡 다양해진 고객 니즈에 따라 초개인화된 솔루션에 대한 요구 또한 커지고 있다”며 “최신 기술이 접목된 ‘AI컨택센터’와 ‘신한홈뱅크’를 도입하고 ‘디지털라운지’, ‘이브닝플러스’를 확대하며 은행 접점에 대한 고객의 선택권을 높였다”고 말했다.

하나은행도 기존 그룹디지털 부문 산하에 있는 데이터본부를 AI데이터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AI 시대를 맞아 관련 혁신 기술을 내재화하고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의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다. 또 금융AI부를 신설해 금융AI를 활용한 사업기회 창출 및 분산된 AI 관련 역량을 집중했다.

하나은행은 비대면 채널 및 디지털 서비스를 별도로 담당하던 디지털그룹을 리테일그룹으로 통합한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대면과 비대면 상품과 서비스를 구분하지 않고 통합 관리해 고객 중심의 효율적 조직 운영을 하겠다는 것이다.

또 비대면 고객 응대 기능을 손님지원조직으로 통합해 손님·데이터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고객관리, 데이터 발굴 및 분석, 비대면 고객 응대 등 부서간 기능 결합을 통한 관리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기업 및 플랫폼 시장 등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디지털지원부를 기업디지털본부로 확대 개편하고 플랫폼제휴마케팅부도 신설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기업 비대면 거래 역량 강화 및 플랫폼 제휴 등 손님 접점을 확대해 기업 손님 발굴, 신규 수익원을 적극 창출할 계획”이라며 “현장에서 손님과 가까이 소통하고 각 부서 간 협업 체계를 강화함으로써 유기적이고 효율화된 조직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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