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영의 와인 첫걸음] 미국 와인, 캘리포니아의 햇살 아래 강해지는 풍미

김제영 기자 승인 2022.12.01 15:37 의견 1
미국 와인은 특징을 알아봅니다. [자료=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정통 와인의 고향은 유럽이지만 온화한 땅 캘리포니아를 품은 미국 역시 그에 못지않은 와인 신흥국입니다. 미국의 와인 산업은 1960년대 와인의 근대화 이후 급성장해 짧은 역사를 가졌는데요. 정통성보다 본연의 특성에 집중하는 미국 와인은 국제무대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으면서 세계적인 위상을 높였습니다.

캘리포니아 포도밭 [자료=픽사베이]

■ 미국 와인의 역사를 뒤바꾼 ‘파리의 심판’

최초의 미국 와인은 18세기 수도사의 종교적인 목적에 의해 재배·생산됐다고 알려졌습니다. 와인은 정기적으로 열리는 시음회나 품평회를 통해 명성을 얻거나 잃는데요. 미국이 세계적인 와인 생산국으로서 발돋움한 계기는 1976년 파리 품평회입니다.

이 블라인드 시음회에서는 당시 프랑스의 최고 등급 와인과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의 와인이 맞붙었습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 모두 미국 와인이 최고 점수를 받는 일이 벌어집니다. 소위 ‘파리의 심판’이라 불리는 이 사건은 세계 와인시장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고 미국이 와인 신흥 강자로서의 지휘를 얻은 역사적인 사건입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는 풍부한 일조량과 서늘한 기후로 지중해 연안과 기후가 비슷합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와인의 90%, 미국에서 소비하는 와인의 60%가 이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될 만큼 다양한 포도 품종을 재배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포도 품종을 꼽자면 레드와인 ‘카베르네 쇼비뇽’과 화이트와인 ‘샤르도네’가 있습니다.

보리우 빈야드 나파밸리 카베르네 소비뇽(왼쪽)과 캔달잭슨 빈트너스 리저브 샤르도네 [자료=와인나라]

■ 캘리포니아, 따스한 햇살 아래 짙어지는 과실의 풍미

캘리포니아의 카베르네 쇼비뇽은 프랑스 산보다 더욱 진하고 농축된 과일의 풍미가 특징입니다. 알코올이 강하고 탄닌이 풍부하며 단일 품종으로도 일관성 있고 균형 잡힌 와인을 즐길 수 있답니다. 캘리포니아의 샤르도네는 유럽에 비해 더욱 풍부한 일조량 아래서 파인애플과 같은 열대과일 향이 강한 특징을 가집니다. 알코올 도수 역시 높은 편입니다.

특히 미국은 유럽처럼 기후 변화가 크지 않아 빈티지(포도 수확 연도)와 상관없이 일정한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는데요. 과학적인 제조기법을 통해 와인 품질 및 생산의 표준화를 이끌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답니다. 이 같은 특징에 따라 미국 와인은 빈티지를 고려하지 않고 라벨을 읽기도 쉬워 품질 좋은 와인을 수월하게 접할 수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의 전통적인 카베르네 쇼비뇽을 찾는다면 나파 밸리의 기준이라 불리는 ‘보리우 빈야드 나파밸리 카베르네 소비뇽’을 추천합니다. 이 와인은 지난 60년간 미국의 역대 대통령의 백악관 디너 만찬 와인으로 사용됐다고 합니다. 카베르네 쇼비뇽 단일 품종만 사용해 풍부한 탄닌과 탄탄한 구조로 짙고 강렬한 맛을 자랑합니다.

캘리포니아의 샤르도네 특징이 나타나는 ‘캔달잭슨 빈트너스 리저브 샤르도네’가 있습니다. 이 와인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자주 즐기는 와인으로 유명세를 탔는데요. 망고와 파인애플과 같은 열대과일 풍미가 입안을 채워 음식 페어링 없이 와인만을 즐기기도 적합하다고 합니다. 오크통 숙성을 거치는 미국 샤르도네 특성에 따라 부드러운 여운이 인상적인 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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