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하나증권이 은행주가 양호한 3분기 실적 발표에도 외국인들이 약 2500억원 가량 순매도하면서 수급 여건 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3일 보고서에서 “지난주에도 은행주가 시장대비 큰 폭 초과하락했다”면서 “나름 양호한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상승 폭 대비 매우 밋밋한 주가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주 은행주는 0.1% 상승에 그쳐 KOSPI 상승률 4.2% 대비 계속적으로 큰 폭 초과하락했다.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되면서 IT에 이어 자동차업종까지 크게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주의 경우 나름 양호한 3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밋밋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이 은행주를 약 2500억원 가량 순매도하면서 수급 여건 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주 미국 국채금리는 상승했다. 10월 FOMC 회의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했지만 신중론이 강화되며 다소 매파적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금리동결 소수의견이 나오기도 했으며 연준의 매파 인사들은 10월에 금리를 내리지 말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달러 환율은 한미 관세협상 타결에도 크게 하락하지 않으면서 1433.0원으로 마감해 한주간 6.4원 하락에 그쳤다. 대미 현금 투자에 대한 부담과 반도체 및 농산물 개방 등 세부사항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점이 하락 폭을 제한하는 듯하다.
카카오뱅크를 제외하고 은행 3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됐다. 은행지주사 3분기 전체 순익은 약 6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순익이었던 2분기의 6조8000억원을 상회했다.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 관련 염가매수차익 5560억원을 제외한 실질 순이익은 약 6조3000억원으로 대부분 은행들의 실적이 컨센서스에 부합했다. 반면 KB금융과 BNK금융은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시현했다.
하나금융과 신한지주, iM금융은 실적이 컨센서스에 부합했음에도 CET(보통주자본) 1 비율이 QoQ 하락한 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던 것으로 평가된다.
은행지주사 3분기 전체 대손비용은 약 2조5000억원으로 QoQ 15% 가량 감소한 점이 인상적이었는데 시중금리와 환율 상승 등으로 비이자이익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순이자이익 증가와 대손비용 감소가 이를 상당폭 만회했다는 점에서 경상 수익성은 양호한 수준이 지속된 것으로 판단된다.
증시에 주도주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업종간 수익률 격차도 확대되고 있다. 은행주의 경우 생산적 금융과 각종 규제 우려 등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최근까지는 외국인 순매도가 크게 강화되는 수준은 아니었는데 최근 2주간 외국인들이 은행주 순매도 규모를 키우면서 수급 불안 현상이 커지고 있다.
이는 밸류업 우려 또는 은행 펀더멘털 자체에 대한 불신보다는 모멘텀이 크게 발생하고 있는 업종들 위주로 관심과 순매수 규모가 커지다보니 은행주에 대한 상대적인 관심 저하 및 주도주 비중확대 과정에서의 은행주 비중축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생산적 금융 확대에 따른 자본비율 우려와 과징금 불확실성 등으로 은행주는 주도섹터 대비 모멘텀이 두드러지게 발생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 은행 평균 PBR 0.56배로 가격매력은 높지만 불확실성 등이 어느 정도 해소되기 전까지는 수급상 상대적인 피해가 지속될 여지는 있는 상황이다.
주요 언론에 따르면 홍콩 ELS 과징금 및 은행 LTV 담합 의혹 과징금과 관련한 금감원과 공정위의 제재심의위원회가 11월 중 개최된다. 최종 과징금 부과는 2026년경 이뤄지겠지만 11월에는 대략적인 윤곽이 나타날 전망이다.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해서라도 은행들에 대한 과징금 규모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과징금 규모의 대소와는 별개로 불확실성 해소라는 측면에서도 결과가 조기에 확정 발표되는 것이 은행주 투자심리 개선에 더 유리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최 연구원은 이번 주 은행 주간 선호 종목으로 KB금융(매수/목표가 14만7000원)과 BNK금융(매수/목표가 1만9000원)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