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진성 기자] 이재명 정부가 친환경 재생에너지 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상풍력발전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그동안 미래 먹거리를 위해 해당 분야에 경쟁력을 키워온 국내 건설사들이 새 정부의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11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해상풍력 관련 설계·조달·시공(EPC) 능력을 보유한 국내 주요 건설사로 현대건설과 대우건설·포스코이앤씨·SK에코플랜트 등이 꼽힌다. 이들은 해상풍력 건설 관련 사업을 바로 진행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춘 곳으로 평가된다.
건설업계 맏형 겪인 현대건설은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도 이른바 형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023년 국내 유일의 1만4000톤(t)급 해상풍력 전용 설치선인 ‘현대프론티어호’를 출항하며 해상풍력발전소 건설사업을 본격화했다. 전북 고창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 건설을 완료하기도 했고 올해에는 2022년 착공한 제주 한림해상풍력단지가 마무리 된다.
대우건설의 경우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관련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는 중이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대 규모인 15㎿급 해상풍력 부유체 자체모델을 개발하기도 했다.
또 네덜란드 해상풍력 기업인 모노베이스윈드(NMW)와 공동 개발한 15㎿급 부유식 해상풍력 모델이 국제인증기관인 노르웨이선급(DNV)으로부터 개념설계에 대한 기본승인을 획득했다. 태풍 등 극한 환경조건에서도 부유체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포스코이앤씨도 해상풍력사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기반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달 말에는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 기업인 에퀴노르와 '울산 반딧불이 해상풍력사업'의 기본설계(FEED) 계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울산항에서 동쪽으로 약 70㎞ 떨어진 해역에 750㎿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약 44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해상에서 생산된 전력을 육상으로 송전하는 설비 건설도 진행할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의 해상풍력 전문 자회사인 SK오션플랜트는 최근 독일 북해에 위치한 1800㎿ 규모의 고압직류송전 변환소(HVDC Converter Station) 건설 프로젝트인 ‘돌윈4와 보윈4(Dolwin4 & Borwin4)’에 핵심 컴포넌트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주력 시장인 대만을 넘어 수출 다변화를 꾀하는 중이다. 이를 계기로 향후 유럽에서도 추가 수주 가능성도 고려해볼만 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다만 여전히 국내 해상풍력발전 시장은 초기 단계라는 평가다. 가령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지난해 기준 10%대에 그치는 등 전 세계 표준의 3분의1 수준이다.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위한 '재생 원스톱 허브 설치' 등의 지원책과 금융지원 및 세제혜택 등의 대규모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주요 국가 대비 해상풍력발전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수주가 들어올 경우 바로 진행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곳들은 많이 있다”면서 “다만 관련정책의 일관성을 비롯해 수익성 측면 등에 대한 정부의 공격적인 지원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