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진성 기자] 포스코이앤씨의 하반기 수주 전망이 어두워졌다. 올들어 잇따른 현장 사망사고로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한 영향인데 차후 전략에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일각에서는 다른 업종의 산업재해 사고와는 다른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지난 29일 송도사옥에서 '함양~창녕간 고속도로 10공구 현장 사고'와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포스코이앤씨)

30일 포스코이앤씨에 따르면 최근 인명사고로 모든 현장에서의 작업을 중단했다. 지난 28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60대 노동자가 천공기에 끼여 사망한 사고의 여파다.

앞서 포스코이앤씨는 올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 추락사고가 발생한 바 있고, 4월에는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 현장에선 붕괴사고, 대구 주상복합 신축현장 추락사고 등으로 4차례 중대재해 사고가 발생해 4명이나 사망했다.

당시 연이은 사망사고에도 포스코이앤씨는 적극적인 수주활동으로 일부 시민단체의 비판을 듣기도 했다. 사고에 대한 책임 보다는 수익에만 집중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전날인 29일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 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임을 용인하는 것"이라며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질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같은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후진국형 사고가 반복해서 발생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일벌백계 관점에서 엄정히 수사하고 현장 불시감독과 본사 감독을 통해 사고가 반복되는 원인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산업 재해에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정부가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되는 분위기다.

이같은 영향으로 포스코이앤씨는 질타를 받은 당일 오후 정희민 사장이 직접 나서 담화문을 발표했다.

정 사장은 "이러한 비극이 발생하는 일 없도록 회사의 명운을 걸고 안전 체계 전환을 이루겠다"며 "또다시 인명사고가 발생한 점에 대해 침담한 심정과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또 사고 직후 회사의 모든 현장에서 즉시 작업을 중단하는 내용도 내놨다.

포스코이앤씨는 상반기 총력을 다했음에도 수주를 놓친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의 패배를 하반기 개포우성4차 재건축 사업에서 기세를 회복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반복된 인명 사고로 이미지가 훼손된 만큼 하반기 수주 전망이 어둡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수주전이 결국 조합의 마음을 얻는 과정인데 이미지가 실추된 만큼 표를 따내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사실 건설 현장은 일반 공장과는 다르게 매번 새로운 환경이라 예상치 못한 사고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구조인데 원인 규명이 되기 전에 너무 크게 질타받는 것 같아 같은 업종으로서 안타까운 면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