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쿠팡이 슬림 리더십 체제 전환으로 효율성 및 전문성 강화에 속도를 낸다.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소통 및 대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가 4인 각자 대표 체제에서 정종철, 라이언 브라운 2인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엄성환 대표와 뮤뇨스 제프리 로렌스 대표는 개인사정으로 인해 사임한 것으로 전해진다.
(왼쪽부터) 박대준 쿠팡 대표, 정종철 CFS 대표(사진=쿠팡)
앞서 모회사 쿠팡도 박대준 대표 단독 체제로 전환했다. 쿠팡은 박대준 대표 체제 아래 AI 물류혁신 기반의 전국 쿠세권 확장과 소상공인 판로를 더 강화할 방침이다.
이러한 쿠팡의 슬림 리더십 체제 전환은 의사결정 주체를 명확히 해 시장 변화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민생 안정에 정책 기조를 두고 있는 새로운 정부 부임에 발맞춰 소상공인 판로 확대 및 노사 관련 법률적 이슈를 해소하는데 중점을 체제 전환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쿠팡 박대준 대표는 2012년 쿠팡 합류 이래 국회·정부 등을 담당하는 정책 대관 분야를 맡아온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로 여러 지방자치단체 및 정부기관과 협업으로 런칭한 상설기획관 착한상점을 비롯해 다양한 중소상공인 판로 확대 프로젝트를 주도하며 지방 농가를 비롯한 소상공인들의 디지털 판로 개척을 주도했다.
이와 함께 국회 대관 조직도 대대적으로 재정비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에 따르면 길진균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을 국회 대관 담당 임원(전무급)으로 영입했다. 길 전무는 동아일보 재직 당시 국회 출입 기자 정치부장을 지내는 등 관련 경험이 많은 인물이다.
이와 함께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그간 지연됐던 유통산업발전법,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등의 입법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돼 사회공헌위원회를 설치해 새 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에 맞춰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CFS는 2인 체제 전환으로 정종철 대표의 법률적 역할이 더욱 강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종철 대표 아래 빠른 의사결정과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 운영과 컴플라이언스 조직을 통합·개편한다.
정종철 대표는 서울지방법원 판사를 거쳐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기업법률 변호사로 활동한 법률 전문가다. 2022년 1월 쿠팡풀필먼트서비스에 합류하며 법무부문 대표를 맡으며 기업법무 전반과 컴플라이언스, 업무환경, 안전 등을 위한 법률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CFS)는 물류센터 운영을 담당하는 쿠팡의 핵심 계열사로 대규모 인력을 운영하고 물류 시스템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법률적 이슈에 직면해 있다.
정종철 대표이사가 현재 CFS의 기업법무 및 인사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노동 관련 분쟁, 산업안전 문제, 법률적 컴플라이언스 준수가 그의 주요 역할이자 책임 범위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물류센터 특성상 산업재해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재해 발생 시 따라오는 법률적 이슈에 적극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사 관련 정책 수립 및 실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문제를 사전에 검토하고 노동 관련 법규 준수를 더욱 철저히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CFS는 정종철 대표 주도로 이러한 법률적 리스크를 관리하고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이번 체제 전환은 새 정부 출범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인력 확대 및 플랫폼 규제 법안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정책적·법률적 대응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며 “강한승 전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정치적 외풍을 차단하려는 의도도 담겼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