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5만4785개로 전분기대비 68개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된다.(사진=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접근성과 편의성으로 성장 가도를 달렸던 편의점이 성장 한계에 부딪혔다. 시장 포화에 소비 부진이 겹치면서 실적이 뒷걸음질 쳤고 점포 수 마저 감소하는 추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편의점 점포 수가 처음으로 감소했다. 지난 2022년까지 7%대 증가세를 보였으나 2023년부터 2.2%로 점포 증가율이 뚝 떨어졌다. 지난해 0.1% 증가에 그치며 성장이 정체됐다는 평가다.
올해 1분기 들어서면서 성장 둔화에서 감소로 전환됐다. 1분기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5만4785개로 전분기대비 68개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된다. 여전히 GS25와 CU가 점포 확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들은 저성장 국면에 맞춰 연간 점포 확장 가이던스를 낮췄고 세븐일레븐, 이마트24의 폐점이 가속화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유통업 매출 동향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1∼3월) 편의점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0.4% 역성장했다. 편의점의 분기 기준 매출이 줄어든 것은 관련 통계가 공개된 2013년 2분기 이래 처음이다.
이러한 감소세는 시장 포화, 소비 심리 위축, 인건비 및 운영비 상승 등 복합적인 원인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물가상승과 함께 경기 침체가 지속됨에 따라 소비자의 구매력 감소 등의 영향으로 현재의 성장률 수준이 향후에도 유지가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세븐일레븐은 외형 확장보다 비용 효율화를 먼저 신경쓰는 모습이다. 지난 1분기 기준 코리아세븐의 매출은 1조1364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9%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같은 기간 7% 줄인 340억원이다.
한화투자증권은 1분기에만 세븐일레븐 점포가 270여개 감소한 것으로 추정한다. 2022년 미니스톱 인수로 과도한 비용이 발생하면서 지난해부터 부실점포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24의 점포 수는 올해 1분기 기준 6161곳으로 지난해 6월 기준 6473곳에서 줄었다.
업계는 시장 리딩 브랜드인 GS25와 CU가 아직 점포 출점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점포 감소세로 전환될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다.
GS리테일과 BGF리테일 1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387억원, 22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4.6%, 30.7% 줄었다. 이는 곧 점포당 수익성 악화로 연결되면서 부실 점포 줄이기에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GS리테일은 GS25 점포 출점 목표를 500~600개에서 200~300개로 낮췄다. CU 역시 신규 출점 속도를 줄이고 점포 리뉴얼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까지는 작년 출점 점포들의 성장률이 실적을 이끌었지만 4월부터 점포증가율이 -0.2%를 보이면서 부정적 흐름이 뚜렷해졌다”며 “기업들이 출점 속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선회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출점 둔화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편의점 업계 총 785개 점포가 순감했던 것을 감안하면 외형 축소가 가팔라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올해 편의점 구조조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