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바이오 순풍 예감..ADC 돛 단 레고켐 올해 3년 적자 탈출

29일 주금 5500억원 납입..레고켐 인수절차 마무리
오리온, 결핵백신·대장암진단키트·치과질환치료제 등 집중
레고켐 올해 BEP 도달..임상개발 확대로 수익개선

최정화 기자 승인 2024.03.19 11:29 | 최종 수정 2024.03.19 11:38 의견 0
오리온 본사 전경 (자료=오리온)

[한국정경신문=최정화 기자] 오리온이 차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ADC(항체약물접합체)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바이오 사업에 힘을 받을 전망이다. 오리온은 국내 ADC 대표주자로 꼽히는 바이오테크 기업인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레고켐)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 업체 글로벌데이터는 ADC 시장이 지난 2022년 약 12조원 규모에서 2029년 47조5000억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마케츠앤드마케츠도 전 세계 ADC시장 규모는 2028년 2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ADC 항암제는 정상 세포가 아닌 종양 세포만을 표적해 사멸하도록 설계된 기술이다. 기존 항암제와 달리 정상 세포 손상을 최소화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오리온은 레고켐 주주총회가 열리는 오는 29일 주금 5500억원을 납입하고 레고켐 인수 절차를 마무리 할 계획이다. 이로써 오리온은 레고켐 지분 25.73%를 확보하고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오리온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5만9000원에 796만3283주를 배정받았다. 구주는 창업자 김용주 대표이사와 박세진 사장으로부터 기준가 5만6186원에 140만주를 매입해 총 936만3283주를 확보했다.

오리온은 지난 2018년 신사업 중 하나로 건강에 주목하면서 간편 대용식, 음료, 바이오 사업을 3대 신사업으로 점찍고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2020년 10월 중국국영제약기업 산둥루캉의약과 합자법인을 설립하고 암 체외진단 기술을 도입했다. 이듬해 11월에는 중국 현지 암 체외진단 제품 양산 인프라를 구축하고 현재 병원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2022년 2월엔 글로벌 백신 전문기업 큐라티스와 결핵 백신을 같은 해 11월에 하이센스바이오와 합작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난치성 치과질환 치료제 공동 개발을 추진 중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회사는 건기식 분야가 상품 차별화가 어렵고 레드오션이라는 판단 하에 미래 성장 사업으로 바이오 사업을 선정했다”면서 “결핵백신을 비롯한 대장암 진단키트와 치과질환 치료제 등 세 개 분야에서 착실히 사업을 펼쳐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레고켐 본사 전경 (자료=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 3년 적자 탈출 올해 BEP 도달..임상개발 확대로 수익개선

레고켐은 올해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레코켐은 지난해 12월 얀센사 기술 이전으로 1300억원을 받았다. 기술이전 수익은 기간인식으로 적용돼 이 금액은 올해와 내년에 걸쳐 매출로 인식된다. 그렇게 되면 보수적으로 잡을 경우 얀센사 계약금의 절반인 650억원과 고정 매출 300원을 합하면 약 1000억원 매출이 예상되며 통상 연 1000억 정도를 연구개발비 등으로 쓰고 있어 BEP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레고켐 시총은 1조2576억원에서 1조9403억원으로 54.3% 늘었다.

레고켐 관계자는 “올해 흑자전환 가능성은 낮지만 BEP 수준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개선 폭은 매우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내년도 올해와 같은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레고켐은 지난해 3분기까지 3년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레코켐 매출은 300억원이다. 연구비 등으로 1000억원 가량 쓴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영업손실은 약 700억원으로 추정된다. 2006년 설립 이후 이번 오리온까지 총 10번의 유상증자를 받았다.

현재 레고켐 보유 자금 2200억원에 이번 오리온 유상증자 금액 4700억원이 입금되면 총 7000억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레고켐은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에스티팜 등 제약사와 ADC 협업을 맺는 등 공급망을 넓히고 있다. 그간 리서치 단계에 머물렀던 연구개발 과정을 향후 임상개발로 확대해 수익성도 개선할 방침이다. 또 매년 신약 후보물질을 최대 5개 발굴해 ADC치료제 시장 주도권을 공고히 해 시가 총액 20조원 규모로 외형 성장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