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3사, 명품 소비 끊기자 실적 ‘뚝’..하반기 '리뉴얼·유커의 귀환' 반등

신세계·롯데·현대, 영업이익 각각 23.9%, 36.9%, 27.8% 감소
하반기 전망은 '맑음'..리뉴얼 오픈·중국 단체관광객 호재

김제영 기자 승인 2023.08.11 08:08 의견 0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 본점 (자료=각사)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국내 3대 백화점인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이 올해 2분기 나란히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코로나 보복소비 특수로 최고 실적을 거둔 작년과 달리 올해 상반기에는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둔화와 물가 인상 등의 영향으로 명품 소비가 감소해 고전을 면치 못 한 모습이다.

11일 공시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9% 감소한 92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6284억원으로 전년보다 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은 매출 8220억원과 영업이익 660억원으로, 작년보다 각각 0.8%, 36.9% 감소했다.

현대백화점은 영업이익이 지난해와 비교해 27.8% 감소한 61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0.9% 소폭 오른 5941억원을 거뒀다.

국내 백화점 3사 모두 매출은 선방했으나 영업이익은 감소해 성과가 부진했다. 소비심리 둔화와 고물가 기조 등 어려운 상황에서 백화점 매출 효자인 명품의 성장세가 꺾인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 동안 떠나지 못 하는 해외여행에 대한 ‘보복소비’가 명품으로 몰리면서 백화점 업계는 명품 중심의 실적 성장을 이뤄왔다.

샤넬 (자료=연합뉴스)

그러나 올해는 엔데믹을 맞이해 해외여행이 재개되면서 명품 매출의 성장세가 꺾이는 추세다. 실제로 명품 매장이 문 열기를 기다리던 ‘오픈런’ 현상도 잦아든다는 분위기다. 샤넬코리아는 최근 명품 수요가 줄어들자 국내 백화점에서 영업시간 전 입장 번호를 받는 ‘사전 접수 제도’를 폐지했다. 이는 백화점 명품 수요가 주춤하는 현 상황을 반영한 행보로 보인다.

한때 코로나로 인한 ‘집콕’ 특수를 본 가구·가전 등 수요도 감소해 리빙 사업 매출도 성장이 둔화했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판관비·인건비 등 고정비 증가로 영업이익도 감소했다.

다만 백화점 업계의 하반기 전망은 다소 긍정적이다. 백화점 업계는 리뉴얼 점포의 영업 재개와 명품 브랜드의 신규 입점 등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 신세계는 강남점과 센텀시티점의 영패션 전문관, 경기점 생활전문관을 리뉴얼 오픈한다. 현대는 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이 영업을 재개했고, 더현대 서울에 루이비통, 판교점에 디올 입점 등 명품 브랜드의 신규 입점이 예정돼 있다. 롯데는 인천점 식품관과 수원점 등 수도권 주요 점포 리뉴얼 오픈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자국민 해외 단체관광을 허용했다. (자료=연합뉴스)

더욱이 중국 단체관광객 ‘유커’의 귀환도 호재다. 중국 정부는 전날(10일)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자국민 해외 단체관광을 허용했다. 이는 지난 2017년 사드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한국행 단체 비자 발급이 중단된 지 6년여 만이다. 소비의 ‘큰 손’ 중국 단체관광객이 돌아오면 백화점 업계의 외국인 매출이 일제히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백화점 3사의 외국인 매출은 회복세다. 롯데백화점 명동 본점은 올해 1~7월 외국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9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 본점은 460%, 부산 센텀시티점은 465%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더 현대 서울은 7~8월 매출이 전년 대비 20% 가량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NH투자증권 주영훈 연구원은 “지난해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 이후 일상 모임이 재개되면서 외부 활동과 관련이 높은 카테고리(의류·화장품 등)를 중심으로 판매가 크게 증가한 바 있다”며 “이를 고려하면 절대적인 매출 성과가 나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국내 소비 둔화 우려 대비해서는 좋았다고 평가할 수도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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