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연결기준 1조6135억원의 영업손실을 거뒀다. 사진은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 운반선. [자료=대우조선해양]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8분기 연속적자' 불명예를 안았지만 여유로운 분위기다. 올 들어 수주 횟수도 1회에 그치며 속도가 더디다는 우려를 사지만 이미 3년 반치 일감을 쌓아놓은 데다 값어치가 꽤 나가는 LNG(액화천연가스) 시장을 꽉 잡고 있어 '흑자 부활'이 눈앞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연결기준 1조613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1조7548억원)과 비교해 적자 폭이 8%(1413억원)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1조7448억원으로 적자 폭이 3% 커졌다.
이같은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는 ▲후판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외주비(인건비) 상승에 따른 2500억원 상당의 손실 ▲임금 및 단체협상 타결급 지급 등 일회성 비용 반영 ▲낮은 선가 등이 지목된다.
올해도 후판 가격을 놓고 조선업계와 철강업계 사이 팽팽한 협상이 이어지면서 긴장감이 고조된다. 앞서 후판 가격은 지난 2021년 상반기부터 세 차례 연속 올랐다. 조선사들은 그만큼 막대한 충당금을 감당하느라 큰 손실을 입었다.
원자재 가격 전망이 흔들리고 있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이런 불안함을 어느정도 씻어낼 만한 전략을 가지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고부가 선박으로 꼽히는 LNG선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건조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이다. 실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다인 38척의 LNG 운반선을 수주했다. 현재 수주잔량 113척 중 62척도 LNG선이다.
올해 역시 첫 수주를 LNG선으로 장식했다. 일부에선 아직까지 수주 계약이 1건에 그치면서 연간 목표액(69억8000만달러)의 3.5%밖에 달성하지 못했다는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친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작년까지 2년 연속 수주목표를 초과달성해 기대 이상을 충족시켰다. 더욱이 2년전부터 수주한 물량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건조길에 오른다. 쌓아놓은 일감을 이제야 실적으로 수확하는 만큼 흑자 전환을 확정 짓는 전망도 많아지는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도 연간 매출 전망치를 전년 매출의 두 배가량인 9조4217억원으로 잡으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국투자증권은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전체 매출액이 7조5799억원으로 전년 대비 53.8% 오를 것으로 본다. 영업이익은 1581억원으로 흑자전환을 예상한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도별 인도 선박이 LNG선 위주로 재편되고 있고 건조중인 선박의 평균 선가도 상승 추세"라며 "건조 인력 수급이 원활하다면 영업이익률 상승세는 필연적”이라고 분석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3년 6개월치 일감을 확보했고 꾸준히 상승하는 선가도 긍정적이라 올해 실적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며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전 임직원이 원가 절감 활동을 펼치고 있고 LNG선과 이중연료추진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수주 전략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