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가전제품용 철강 파생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면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1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주요 가전제품을 관세 대상에 추가했다. 해당 품목 관세는 23일부터 적용된다. 이번 조치로 영향 받는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약 38억4000만달러로 추정된다.

한국 가전업체들은 미국 내 일부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지만 세탁기 등 제한적 품목에 그쳐, 한국·멕시코·베트남에서 생산하는 대부분 제품이 관세 부담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미국 생활가전 시장에서 LG전자(21.2%)와 삼성전자(20.8%)의 합산 점유율은 42%에 달한다.

업계는 제조원가 상승과 수익성 악화에 대비해 판가 인상을 검토하고 있으나 이는 미국 기업 대비 가격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 확대와 생산지 이전을 통한 관세 영향 최소화를, LG전자는 테네시 공장 활용과 글로벌 스윙 생산체제 구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2018년 세탁기 세이프가드 때와 달리 이번엔 다품목이 동시 타격받아 업계 부담이 클 전망이다.

정부는 이날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 기업과 협력사 대표 및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국내외 영향을 살펴봤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가전업계 공동 대응 태스크포스(TF)’를 지속해 운영하면서 가전 기업과 중소·중견협력사들의 영향을 점검하고 지원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