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의 동의 없는 전범국가 일본 유엔사 참여 절대불가

한반도 해역에 일본군 진출? 절대불가

김재성 주필 승인 2019.07.15 13:24 | 최종 수정 2019.07.15 23:10 의견 10
 

[한국정경신문=김재성 주필] 한반도에서 무력충돌이 발생할 경우 일본 자위대가 유엔군과 함께 진주한다? 터무니없는 상상이 아니다. 주한미군사령부가 발간하는 ‘주한미군 2019 전략 다이제스트’에 유엔사를 소개하는 부분에서 “유엔사는 위기 시 일본과 지원 및 전력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유엔군사령부가 한반도 유사시 전력을 지원받을 국가에 일본 등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결론부터 말하자. 우리는 유엔사와 공동보조라는 명목으로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투입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일본은 한반도 강점 등 과거사에 대한 공식 사죄를 한사코 기피하더니 최근에는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판결 등을 이유로 경제보복을 감행한 나라다. 그 일본을 유엔사 일원으로 한반도 권역에 불러 들이는 것은 생선가게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고양이를 불러 들이는 것과 뭐가 다른가? 

사리로 따져도 그렇다. 일본은 한국전쟁으로 특수만 누렸지 함께 싸워 준 유엔군의 일원이 아니다. 그러므로 유엔사 전력 지원국으로 참여할 수 없다. 따라서 국방부가 서둘러서 이 문제를 들어 ‘불가’하다고 밝힌 것은 잘 한 일이다. 

일본은 전범국가다. 때문에 자위대 이상 군사력을 가질 수 없는 족쇄(평화헌법 9조)에 묶여 있는 나라다. 유엔사가 유사시 일본군 참여를 구상한다는 것은 일본의 족쇄를 풀어준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고 봐야 한다. 아마도 아베 총리가 근래에 트럼프의 비위를 맞추더니 그 속내가 유엔사 구상과 무관치 않이 보인다.

지난달 25일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 일 안보조약 폐기를 언급했다고 발표했다. 물론 백악관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설사 블룸버그 통신이 오보라 할지라도 일련의 움직임으로 보아 예사로 넘길 해프닝은 아니다. 미, 일 안보조약은 일본의 안보를 미국이 책임진다는 것을 전제로 일본의 군사력 보유를 억제하는 내용이 골자이다. 이를 폐기하는 것은 일본에 평화헌법을 폐기하는 개헌의 명분을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은 2016년에 야권과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군사정보 보호협정을 체결했다. 이 체결로 두 나라는 당사국이 생산하거나 보유한 국가 안보상 필요한 모든 정보를 공유하게 돼있다. 

이로 미루어보면  2017년도에 촛불 혁명으로 박근혜 정권이 무너지지 않았으면 일본 헌법 개정과 미국의 동북아 전략상 일본을 주축으로 하는 인도 태평양 안보체제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을 것이다. 아울러 유엔사가 추진하는 유사시 한반도 권역에 유엔사 일원으로 일본의 군사력 진출의 길도 어렵지 않게 열렸을 것이다. 

패전국 일본의 평화헌법 족쇄를 풀어주는 1차적 권리는 전적으로 승전국인 미국에 있다. 그러나 피해국인 남, 북한과 중국 대만의 동의 없이 평화헌법을 폐기하거나 더구나 유엔사 일원으로 피해 국가의 해역에 진출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한국과 미국이 군사동맹국으로서 한 몸처럼 결속해야 하는 것은 당위이자 최고의 안보 전략이다. 그렇지만 미국의 세계 전략 때문에 우리 해역에 일본을 불러 들이는 것은 우리의 안보 이익에 배치된다. 이 문제는 우리 정부와 협의 없이 어떤 결정을 해서도 안 된다. 미국과 유엔사 회원국들은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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