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살림꾼은 조선사·기름집..수주호황·고유가에 매출 65조 돌파 기대감

3년 연속 매출 60조 돌파 가시화
HD한국조선, 수주 목표 84% 채워
HD현대오일, 하반기 정제마진 반등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5.30 06:00 의견 0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에서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자료=HD현대)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HD현대가 조선사와 정유사의 약진으로 3년 연속 매출 60조를 돌파할 지 주목된다. LNG(액화천연가스)를 포함한 대형 선박 수주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데다 유가 상승세로 핵심 계열사들이 몸집을 빠르게 불리고 있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현대는 올해 연간 매출 65조9604억원과 영업익 2조9558억원을 올려 전년보다 각각 7.5%, 45.5%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과 정유부문이 실적 효자가 될 전망이다. 고마진 선박 수주가 활발하고 정유사의 실적을 좌우하는 유가가 상승세를 타면서다. 앞서 1분기에도 이런 이유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HD현대의 영업익은 793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8.8% 뛰었다.

이 기간 조선·해양 부문의 HD한국조선해양은 영업익 1602억원을 거둬 4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HD현대오일뱅크 역시 영업익 3052억원으로 17.8% 늘었다. 이로써 두 부문이 그룹 실적의 절반을 이끌었다.

김현준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에도 HD현대는 최근 신용도 측면에서 가장 개선된 그룹”이라며 “정유 부문과 기계, 중전기, 기타 부문에서는 일정 수준의 매출이 유지되는 반면 조선 부문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 조감도 (자료=HD한국조선해양)

■ HD한국조선해양, 빅3 중 영업익 톱..수주 목표 84% 달성

HD현대의 조선 계열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국내 조선 빅3 중에서도 가장 높은 영업익을 내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영업익(1602억원)이 삼성중공업(779억원), 한화오션(529억원)과 비교해 2배 이상 높다.

수주도 순항이다. 이달 초에는 아시아 소재 선사로부터 1332억원 규모의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을 포함해 올해 총 98척, 113억3000만달러(약 15조3612억원)을 수주했다. 연간 목표(135억달러)의 84%를 달성했다.

PC선을 포함해 LNG, 액화석유가스(LPG),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등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수주해 수익성을 개선했단 평가다. 선별 수주 기조에 따른 선가 상승분 반영이 본격화하면서 올 2분기와 하반기에도 견조한 실적이 예상된다.

증권가에선 HD한국조선해양이 올해 연간기준 영업익 9369억원을 올려 전년(2823억원)보다 232% 급증할 것으로 추정한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30일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현재 HD현대 조선 계열사들은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3년 이상의 물량을 확보한 상태”라며 “수주물량이 실적에 반영하려면 최소 2년 이상의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실적개선 속도가 빠르진 않더라도 (고선가 물량의) 실적 반영 비율이 늘어나는 만큼 향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HD현대오일뱅크 직영주유소 (자료=HD현대오일뱅크)

■ HD현대오일뱅크, 2분기 정제마진 불황 딛고 하반기 반등 관측

HD현대의 핵심 사업(조선·건설기계·전력기기) 중에서도 실적 기여도가 가장 큰 부문은 정유사업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하락에 따른 불황을 딛고 올해 턴어라운드 국면에 진입했다.

다만 올 2분기 실적은 주춤할 전망이다. 고유가 지속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정제마진이 급락하면서다. 이달 셋째 주 기준 평균 정제마진은 5.4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월 15달러대까지 급등했지만 4월 들어 내림세를 이어왔다.

정제마진은 2분기 이후 빠르게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정제마진은 배럴당 6.5달러를 예상한다”며 “OPEC+(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 감산 등 타이트한 공급에 따른 유가의 강한 하방 경직성과 계절적 성수기 영향으로 분기말로 갈수록 정제마진이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HD현대오일뱅크는 이처럼 대외지표에 휘둘리는 수익성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바이오 연료 등 고부가가치 친환경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바이오디젤 제조공장 건설과 지속가능항공유(SAF) 생산, 바이오 케미칼 사업 진출로 이어지는 3단계 로드맵을 세우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중 바이오디젤 공장은 지난달부터 상업 가동에 돌입했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2분기 실적은 정제마진 하락으로 다소 침체될 것으로 보이고 변동이 잦은 지표라 하반기 이후 개선세도 점치기 어렵다”며 “친환경 사업에 대해선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HD현대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 선별 수주 전략과 맞춤형 영업전략을 통해 성장을 이어갔다”며 “조선 부문에서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가 이어지고 정유 시황이 안정적 흐름을 보이는 만큼 수익성 확대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서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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