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버려진 배터리서 실적 캔다..영업익 후퇴 ‘정면 돌파’ 의지

지난해 영업익 1조5540억원, 13.6%↓
배터리 재활용 사업 투자·협업 속도
“2030년 폐배터리서 재무 성과 달성 목표”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2.12 06:00 의견 0
현대글로비스가 오는 2030년까지 유럽·미주·한국에 권역별 배터리 재활용 사업 네트워크 구축한다. 그림은 현대글로비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과정 개념도. (자료=현대글로비스)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현대글로비스가 저조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버려진 배터리를 쥔다. 재활용 업체에 지분을 투자하거나 폐배터리 기반 배터리 소재 공급자 사업 모델을 추진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열을 올리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25조6832억원과 영업이익 1조5540억원 거둬 전년보다 각각 4.8%, 13.6%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10조700억원으로 10.3% 감소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21.3% 줄어든 3507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실적 추락은 주요국 금리인상과 글로벌 자동차 시장 성장 둔화, 지정학 리스크 등 대외 환경이 영향을 미쳤다. 우호적이지 못한 환율과 자동차선 선대 부족 심화 등 변수도 부정적 요인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내실 있는 성장을 이룬다는 방침이다. 이 중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올해 핵심 전략으로 지목했다.

현대글로비스 자동차운반선(PCTC) 글로비스 센추리호. (자료=현대글로비스)

■ 현대차그룹 폐배터리 생태계 구축 주도..투자·협업 가속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자동차그룹의 폐배터리 생태계 구축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 그룹 내 정식 구성된 폐배터리 테스크포스(TF)팀 운영을 맡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사용 후 배터리 물량이 오는 2040년 2090억달러 규모에 도달할 것으로 본다. 또 에너지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SNE리서치는 폐배터리 시장 규모가 내년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한다.

매년 33% 성장률을 보여 2030년 70조원, 2040년 230조원, 2050년 600조원 규모로 급성장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2021년 폐배터리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운반할 수 있는 전용 플랫폼 용기를 개발해 특허를 취득했다. 같은 해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사업과 수소 유통 등을 위한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 브랜드 ‘에코(ECOH)’도 내놨다.

올 초에는 사용후 배터리 전처리 기술을 갖춘 배터리 재활용 전문기업 ‘이알’과 지분 투자 관련한 투자계약서를 체결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지분 투자로 이알의 전처리 기술 및 설비에 대한 사용 권리를 가졌다. 이알은 폐리튬 이온배터리를 저온 진공시스템으로 처리하는 기술과 해당 설비 특허를 갖추고 있다.

나아가 현대글로비스는 그룹 내 배터리 재활용 전략을 기반으로 블랙파우더(BP) 등 폐배터리 기반 배터리 소재 공급자 사업 모델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진환 현대글로비스 전략소재사업실장은 “현대글로비스가 가지고 있는 공급망관리 역량을 활용해 시장에서 발생하는 사용후 배터리를 매입하고 블랙파우더로 가공해 배터리 제조 생태계에서 공급자 역할을 하려고 한다”며 “오는 2030년에는 사용 후 배터리 분야에서 재무적 성과를 달성할 수 있게 준비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그룹 내 폐배터리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역할이 부각되면서 신사업에 대한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배터리전기자(BEV) 재사용 배터리 활용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는 상황에 대해 동사의 역량이 점진 강화될 것이고 전략적 투자와 협업을 통한 전략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배터리 운송부터 회수, 재활용, 재사용 등 배터리 생애주기 전반에 차별화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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